일산 ‘1기 신도시’ 선도사업 난관…“집값 떨어지는데 공급은 계속”
“일산 거래 침체”…3기 신도시·대곡역세권 개발에 ‘한숨’
“주택공급 전 일자리·교통 인프라부터 갖춰야”
1기 신도시 선도지구 대상 단지 발표를 앞두고 지역별로 사뭇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1기 신도시 중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일산신도시는 고양시 일대 주택공급 소식과 맞물려 재건축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감지된다.
주민들 사이에선 일산을 비롯한 고양시의 자족기능이 강화돼야 주택 공급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1기 신도시 별 선도지구 대상 단지가 발표된다.
다만 재건축 기대감으로 집값이 오르는 분당과 달리 일산은 상대적으로 잠잠한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성남 분당구는 11월 첫째 주(4일 기준) 아파트값이 0.05% 오르며 올해 누적 기준 3.90% 상승했다.
반면 고양 일산동구와 일산서구는 올해 누적 기준 각각 1.10%, 2.18% 하락했다. 일산동구의 경우 11월 첫째 주 0.01% 상승했으나, 일산서구는 여전히 하락세를 유지 중이다.
일산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산은 거래 침체기다. 거래가 거의 없고 일산 선도지구를 통한 사업도 제대로 굴러갈지 미지수”라며 “재건축을 기대하며 집을 찾는 사람도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고양시 일대에 주택공급이 예고돼 있다는 점도 일산 재건축의 뒷심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고양시 일대 대규모 주택공급이 예고돼 있어서다.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에 따라 3만8000가구 규모 창릉지구와 1만1857가구 규모 장항지구가 내년 첫 입주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고양시 덕양구 일대 GTX-A, 3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교외선 등 5개의 노선이 지나는 대곡역을 중심으로 하는 대곡역세권이 신규택지 후보지로 지정돼 94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물론 대곡역세권의 경우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하고 역세권 중심으로 자족·업무시설을 중점 배치해 상업·문화·생활시설이 연계된 지식 융합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주거 비율은 20%대로 최소화하고 자족기능을 강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일산 주민들의 우려는 여전히 크다. K-컨쳐밸리와 고양방송영상밸리 등 고양시 내 주요 도시개발사업이 번번히 좌초되면서 일자리 없이 아파트만 들어서는 것을 우려한 반응이다.
다만 대곡역세권 신규택지 지정으로 역세권 개발이 본격화되고 계획대로 기업 유치 등 이뤄진다면 1기 신도시 재건축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선도지구에 도전하는 강촌 1·2, 백마 1·2 단지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담금 추정치를 산정한 결과, 환급도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강촌마을 1단지 전용 84㎡ 조합원이 전용 85㎡를 분양받을 때 분담금은 85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일부 대형평형의 경우 최대 3억6000만원까지 환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한 추진단지 관계자는 “주민들은 일자리 없이 주택만 공급되는 부분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차라리 오랜 시간 지지부진했던 대곡역세권이 차라리 자족기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며 개발된다면 일산과 고양시엔 큰 호재일텐데 계획대로 되지 않을까봐 오히려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개발이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토지보상 등 절차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선도지구 입주 시기와 겹칠 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일산의 문제는 베드타운이 되지 않도록 좋은 일자리를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주택 공급을 해야 하지만 선행돼야 하는 부분은 교통과 일자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통과 일자리에 대한 인프라를 만들면서 재건축과 도시개발에 대한 적절한 수요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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