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스플레이, '접고 비트는 OLED'로 새 활로 뚫을까

임채현 2024. 11.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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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LCD(액정표시장치) 굴기로 침체기를 맞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LCD와 다른 발광 원리를 지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주력을 넘어, 접고 비틀고 늘릴 수 있는 패널을 개발하는데 성공하면서다.

다만 모바일에 적용되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1위를 유지, 후발주자로 중소형이 뛰어든 LG디스플레이가 그 뒤를, 그리고 자국 내 수요를 기반으로 한 중국 패널사들이 저가 전략으로 점유율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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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화면 최대 50% 늘어나는 '스트레처블' 패널 시제품 선봬
어떤 형태로든 자유 변형 가능해, '꿈의 디스플레이' 별칭
LCD 이어 OLED 바짝 붙은 중국과의 초격차 이뤄낼지 주목
상징성은 있으나, 실제 수익을 내기 위한 관건은 '시장성과 가격'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볼록하게 솟아오른 모습.ⓒLG디스플레이

중국의 LCD(액정표시장치) 굴기로 침체기를 맞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LCD와 다른 발광 원리를 지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주력을 넘어, 접고 비틀고 늘릴 수 있는 패널을 개발하는데 성공하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디스플레이는 화면이 최대 50% 늘어나는 것은 물론 자유롭게 접고 비틀 수 있는 '스트레처블(Stretchable)'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이는 세계 최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늘이기, 접기, 비틀기 등 어떤 형태로든 자유롭게 변형 가능해 이른바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린다.

LG디스플레이가 이같은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처음 개발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22년에도 이미 세계 최초 스트레처블을 개발한 바 있으나 이 당시 화면 연신율(늘어나는 비율)은 20%였다. 연신율이 높을수록 다양한 형태 구현이 가능해진다.

이번에 회사가 공개한 시제품은 12인치 화면이 18인치까지 늘어나면서, 일반 모니터 수준 고해상도 100ppi(인치당 픽셀 수)와 적녹청(RGB) 풀 컬러를 동시에 구현한다. 또한 1만회 이상 반복 연신도 문제가 없도록 내구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40마이크로미터(μm·100만분의 1m) 이하 마이크로 LED 발광원을 사용해 저온, 고온, 외부 충격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특성 덕에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향후 다양한 산업에 확대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의류나 피부 등 불규칙한 굴곡 면에도 쉽게 접착할 수 있어 기존에 패널이 주로 쓰여왔던 전자기기를 넘어 의류, 웨어러블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이 가능한 덕분이다.

현재 중국은 LCD에 이어 OLED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가 강점을 지녔던 대형 OLED의 경우 TV 시장이 점차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모바일에 적용되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1위를 유지, 후발주자로 중소형이 뛰어든 LG디스플레이가 그 뒤를, 그리고 자국 내 수요를 기반으로 한 중국 패널사들이 저가 전략으로 점유율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보급형 패널을 공급받으면서 이같은 중국의 추격 발판을 허용한 측면도 크다. 현재 아이폰용 OLED의 공급 비중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약 50%, LG디스플레이 30%, BOE가 20% 수준으로 추산된다.

아직까지는 OLED 분야가 기술 난도가 높아 국내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중국 기업들이 국가 보조금을 등에 업고 수익성보다 점유율 비중 확대에 집중하고 있어 이는 3년 내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될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국내 기업의 주도로 투명 패널, 접히는 폴더블, 말리는 롤러블, 늘어나는 스트레쳐블 디스플레이 등이 나온다는 점에서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의 구도를 또 한번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다만 관건은 시장성과 수율, 가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의 기술력이 아무리 좋아도 실제 적용되는 분야가 있어야 팔리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라며 "아직까지 시제품 수준의 제품으로 당장 시장을 주도할 순 없으나 다만 한국이 앞서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평했다.

한편,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기술 경쟁력 점검 및 신시장 확대 전략을 논의하는 '제17회 디스플레이 국가연구개발사업 총괄워크숍'을 개최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행사에는 산학연 관계자 및 전문가 500여명이 참석해 총 101개 분야의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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