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마지노선’ 뚫은 환율… 조선업계 반색, 철강은 울상

백재연 2024. 11. 15.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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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400원 선을 넘어서며 환율에 민감한 중화학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고 계약금을 달러로 받아 원화로 환전하는 조선업계는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큰 철강업계는 원가 상승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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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환율 영향 최소화 대책 골몰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400원 선을 넘어서며 환율에 민감한 중화학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고 계약금을 달러로 받아 원화로 환전하는 조선업계는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큰 철강업계는 원가 상승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자동차·반도체와 같이 대표적인 수출 산업인 조선업계는 환율 상승을 반기는 분위기다. 국내 조선사들은 대부분 계약 대금을 달러로 책정해서 원화로 받는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 환산 매출도 덩달아 늘어난다. 게다가 현재 조선업계는 2008년 이후 16년 만에 돌아온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은 상태다. 올해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동반 흑자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들 3사가 쌓아둔 수주 잔량은 3년을 상회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 단위에 이르는 계약이 빈번한 조선사들에게는 환율 상승이 곧 수익 확대으로 이어진다는 기대감이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물론 환헤지(환율 변동의 위험을 없애기 위한 거래 방식) 전략에 따라 환율 변동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현재 상황처럼 환율이 오르면 기본적으로 수출 산업들은 모두 호재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철강업계는 고환율이 부담스럽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는 철광석과 석탄 같은 원자재를 수입하는데 대금을 달러로 결제한다. 환율이 오를수록 원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국내 철강사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경기 악화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부터 산업용 전기요금까지 평균 9.7% 인상됐다.

철강업계는 고환율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추럴 헤지(natural hedge) 등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내추럴 헤지는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로 원자재나 장비의 수입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수입도 하지만 수출도 한다”며 “철강제품을 수출해 벌어들이는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있다가 유연탄과 철광석 등 주요 원료를 사들이는 데 사용함으로써 환율 변동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내추럴 헤지와 함께 환율 변동에 대한 모니터링 또한 상시로 운영하고 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상황별 전망을 통해 환율이 경영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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