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작품 이야기만 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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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엔 늘 크고 작은 사생활 이슈가 이어진다.
배우, 가수, 코미디언을 비롯한 전문 방송인에서 연반인(전문 방송인 아닌 일반인)이나 유명 유튜버 로 범위를 넓히면 논란은 셀 수 없다.
평소에도 사생활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연예인보다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화제가 될수록 사생활 논란의 위험도 커진다.
대중은 그 사람의 사생활 논란 때문에 작품 속 캐릭터에 몰입하기 어렵게 됐는데 당사자가 '작품 이야기만 하자'니 어불성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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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엔 늘 크고 작은 사생활 이슈가 이어진다. 배우, 가수, 코미디언을 비롯한 전문 방송인에서 연반인(전문 방송인 아닌 일반인)이나 유명 유튜버 로 범위를 넓히면 논란은 셀 수 없다. 대중은 호기심과 피로감을 오간다.
평소에도 사생활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연예인보다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화제가 될수록 사생활 논란의 위험도 커진다. ‘흑백요리사’는 신선한 포맷과 흥미로운 전개로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출연자들의 불법 영업, 취업 로비, 빚투 논란 등으로 또 다른 의미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나는 솔로’ ‘끝사랑’ ‘돌싱글즈’ 등 연애 예능에서도 끊임없이 논란이 터져나온다. 일반인에 대한 ‘검증 절차’에 한계가 있다보니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제작진은 어느 정도의 위험 부담을 안고 간다. “결국엔 복불복”이라는 한숨 섞인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전문 방송인의 경우는 좀 다르다. 최근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 제작발표회나 인터뷰 현장에서 꽤 흔하게 듣는 말이 있다. “작품 이야기만 하자”는 말이다. “작품과 관계 없는 질문은 삼가 달라”는, 부탁을 가장한 주최 측의 경고도 적지 않다. 출연진 중 누군가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거나 작품 공개 시기와 맞물려 사생활 잡음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품과 관계 없는’ 이야기의 예는 열애설, 그린워싱 논란에서부터 미투 등 성범죄, 음주운전, 마약 투약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까지 다양하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사례도 있고,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사람도 있다. 대중은 그 사람의 사생활 논란 때문에 작품 속 캐릭터에 몰입하기 어렵게 됐는데 당사자가 ‘작품 이야기만 하자’니 어불성설 아닌가.
작품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싶고 높은 출연료도 챙기고 싶지만 자신이 원할 때만, 원하는 부분에만 관심을 가져 달라는 메시지를 대중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콘텐츠업계에서 제작비 부담이 점점 커진다는 이야기를 할 때 사람들은 자연스레 출연료를 떠올린다. 영화 티켓값 인상을 두고 시끄러울 때도 출연료 얘기가 나왔다. 요즘 시청자들은 집에서 드라마를 볼 때도 ‘이 주연 배우는 출연료를 얼마나 받나’ 검색해 본다.
다른 출연진이나 제작진이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출연진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자신의 작품이 망가지길 원하는 창작자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작품과 관계 없는’ 질문에 성의껏 답변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만큼의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김고은이나 송중기가 예능 프로그램이나 인터뷰에서 했던 ‘돈값’ 이야기는 그래서 인상적이다.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잘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향해 말하는 배우들을 여럿 만났다. 그 말 뒤에 드러나지 않은 고민과 고통이 많을 테다. 그들을 응원하게 되는 이유는 좋은 성과보다 최소한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때문일 것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에도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배우가 캐스팅돼 논란이 일었다. 황동혁 감독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미 선고가 내려져 집행유예 기간이 끝났다. 그쯤 시간이 지났으면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판단했다”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우려를 표현해 내 생각이 잘못됐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언론의 지나친 보도를 옹호하지 않는다. 회당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출연료를 받는 배우가 가져야 하는 적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는 쉽사리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작품 이야기만 하자’는 말은 대중이 작품과 캐릭터에 오롯이 몰입하게 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 아닐까.
임세정 문화체육부 차장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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