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 뉴트럼프 시대 뉴노멀 된 ‘트루스소셜 굿모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트위터 사랑’은 유별났다. 집권 1기 때 하루 50건 넘는 게시물을 올리는 날도 여러 번이었다. 이런 폭풍 트윗에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 정권 수뇌부 리더들의 경질이 일방적으로 ‘통보’ 되곤 했다. 댄 스캐비노 당시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큼지막한 글자로 인쇄한 몇 개의 트윗 안을 보고하면 트럼프가 고른 것이 게시물에 오르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트럼프가 트위터를 애용한 건 CNN 등 주요 제도권 언론과의 불화 때문이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내내 자신에 비판적인 주류 언론에 취재 거부로 맞섰고, 인사나 국정 운영 방향 설명 등 주요 발표는 트위터를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그런 트위터 사랑도 영원하지는 않았다. 추종자들에게 2021년 1·6 의회 난입 사태를 부추기는 SNS 글을 올린 게 논란이 돼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이 삭제됐다. 트럼프는 아예 새로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만들어 온라인 세계의 ‘마가(MAGA)’ 영토를 그대로 가져갔다.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필두로 한 주요 보직 인선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번에는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다. 필자를 비롯한 상당수 현지 특파원의 아침은 스마트폰에서 트루스소셜을 열며 시작된다. 트럼프의 일거수일투족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그의 메시지가 전달되는 창구는 사실상 트루스소셜로 단일화돼 있기 때문이다. 주미 한국대사관도 최근 트루스소셜 계정을 새로 개설해 트럼프 2기와의 온라인 채널 구축에 나섰다. 트루스소셜과 친해지는 게 뉴트럼프 시대의 뉴노멀이 된 셈이다.
국정 지도자가 SNS를 통해 직접 소통하겠다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일방성과 집단화 경향이다. 소셜미디어가 양방향 소통으로 사회 갈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능하기보다 같은 주장을 펴는 사람들끼리 진영화하면서 의견이 다른 쪽을 배격하고 악마화하는 부정적 폐해가 크다는 지적이 많다. 트럼프 본인도 극단적 대립과 반목이 낳은 정치폭력으로 두 차례나 암살 시도를 겪은 피해자 아닌가.
트럼프는 대선 내내 상대 진영으로부터 ‘민주주의 위협’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믿고 싶은 정보만 믿고 상대를 배척하게 만듦으로써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소셜미디어 의존도를 줄이는 게 어떨까. 그 대신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쪽, 그리고 야당과 대화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으면 한다.
김형구 워싱턴 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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