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억의 마켓 나우] 독일 조기총선, 경제 재도약의 모멘텀 될까
우리 시각으로 6일 오후 6시쯤 트럼프 후보의 미 대선 승리가 확정됐다. 몇 시간 후 독일의 ‘신호등’ 연정이 역사가 됐다. 내년 2월 조기 총선을 치른다.
연정붕괴 임박은 여름부터 독일 언론의 단골 메뉴였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사민당)과 녹색당, 친기업 중도우파 자유민주당(자민당)의 3당 연정은 최소한 1년 전부터 정책보다 입씨름에 몰두했다.
소선거구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결합된 구조 때문에 4년 주기인 독일 총선에서 단독 과반은 매우 힘들다. 보통 제1정당과 다른 한 정당이 연정을 구성한다. 2021년 9월 말 총선에서 사상 최초로 3개 정당이 연정을 형성했다. 극우 포퓰리스트 독일대안당(AfD)의 약진으로 2개 정당 연정 구성이 어려웠다.
연정 합의문에 주요 정책 합의를 명시하기 때문에 연립 정부는 보통 4년간 유지된다. 그런데 지난 총선에서 3당 가운데 최저 지지율(11.5%)을 얻은 자민당이 연정을 붕괴시켰다. 현재 정당 지지율에서 하원 진입선 5%에도 못 미치는 자민당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친기업을 강조해 조기총선에서 하원 진입을 노린다는 셈법이다.
표면적으로는 내년 예산안에서 구멍 난 재정(90억 유로, 약 13조원)을 메우는 게 문제였다. 올라프 숄츠 총리(사민당)와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장관(녹색당)은 2년 연속된 경기침체에 맞서 정부 재정을 더 풀자고 요구했다.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자민당)은 대규모 감세로 경기진작이 가능하다며 거부했다. 총리는 그를 “무책임한 정치인”이라고 비난하며 해임했다. 자민당 소속 각료의 사퇴로 연방하원 과반과 연정이 붕괴했다.
최근 지지도 1위를 달리는 야권의 중도우파 기독교민주당(기민당)과 기독교사회당(기사당)은 조속한 총선을 압박해왔다. 결국 기민·기사당과 사민당은 12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원래보다 7개월 앞당긴 내년 2월 23일 총선에 합의했다.
기민·기사당은 경제체질을 확 바꾸는 ‘어젠다 2030’과 정권교체로 독일 경제의 재도약을 꿈꾸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기존 정당들은 정당 지지도 2위인 AfD를 연정구성에서 배제한다. 따라서 현재 여론조사대로라면 사민당과 하원에서 원내교섭단체를 함께 구성 중인 기민·기사당의 연정이 현실적 대안이다. 하지만 중도우파와 중도좌파의 연정으로 과연 과감한 개혁이 가능할까?
트럼프가 공약대로 관세를 부과하면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못지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독일 국민은 선거로 좋은 결과가 시작되길 기대한다. 타산지석으로 우리는 독일 조기총선에 주목해야 한다.
안병억 대구대 교수(국제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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