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배터리 대신 ESS…한국 업체들 사업재편
“한국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략하는 사업 재편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1일 한국경제인협회 초청으로 열린 좌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으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니 배터리 기업들이 ESS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런 움직임이 시작됐다.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가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과 최대 8기가와트시(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회사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이다. 버테크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미국 ESS 시스템통합(SI) 기업 NEC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하며 출범한 ESS SI 전문 법인이다. 이번 계약 물량의 공급 기간은 2026~2029년이다. 공급 물량 8GWh는 약 80만 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ESS 시장은 한국 배터리사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ESS용 배터리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배터리 업체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9월 중국산 전기차용 배터리에 25%의 추가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하지만 ESS용 배터리에 대한 추가 관세는 2026년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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