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임플란트 중 기도 막힌 70대…헬기 타고 300㎞ 제주 갔다

제주대병원 응급의료센터.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연합뉴스

부산에서 치과 시술 도중 기관지에 이물질이 걸려 위급한 환자가 300㎞ 떨어진 제주도까지 119헬기를 타고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인근에서 조치가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서다.

14일 제주대병원에 따르면 부산광역시 북구 출신의 70대 남성 A씨는 지난 8일 오후 4시경 부산 지역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던 중 임플란트 장비인 스크루 드라이버가 기도를 통해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이물질 제거를 위해 기관지 내시경 시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았지만 금요일 야간 시간대로 접어드는 바람에 가까운 지역에서는 시술이 가능한 곳이 없었다.

결국 구급대는 A씨를 약 300㎞ 떨어진 제주대병원으로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A씨가 119 헬기로 제주대병원에 도착한 건 당일 오후 11시 42분경이었다. 병원 측은 즉시 기관지 내시경 시술을 진행해 안전하게 스크루 드라이버를 제거했고 A씨는 나흘 만인 지난 12일 합병증 없이 퇴원해 연고지인 부산으로 돌아갔다.

제주대병원 측은 "제주에서 발생한 응급 환자가 헬기로 다른 지역으로 급히 이동되는 일은 있었지만 다른 지역의 응급 환자가 제주까지 야간에 이송되는 일은 드물다"고 전했다.

의료계에선 "의료사태 장기화로 응급 환자가 내륙 지방에서 제주도까지 전원하는 상황이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