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4이닝 무실점' 곽빈, 완벽투로 벼랑 끝 대표팀 분위기 바꿨다
차승윤 2024. 11. 14. 20:40
위기의 대표팀 선발진을 곽빈(25·두산 베어스)이 지켜냈다.
곽빈은 14일(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4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총 투구 수는 74구.
곽빈이 등판한 이날 팀 상황은 상당히 위태로웠다. 한국은 지난 13일 대만과 조별리그 1차전에 3-6으로 패하면서 슈퍼라운드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조당 2팀만 올라갈 수 있는데, 조 최강으로 꼽히는 일본이 있는 만큼 대만을 잡아야 했으나 패했다. 그리고 한국이 내준 6실점은 모두 선발 고영표의 몫이었다. 대회 전부터 원태인, 손주영 등 주요 투수들이 이탈한 선발진이 결국 1차전부터 무게감을 버텨내지 못한 셈이었다.
상대 쿠바 선발도 막강했다. 쿠바는 이날 선발로 일본프로야구(NPB)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위(1.88)인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출격시켰다.
위기 상황에서 곽빈이 제 몫을 다 했다. 곽빈은 1회부터 삼자 범퇴로 쾌조의 출발을 선보였다. 쿠바 리드오프 로엘 산토스에게 높은 존 체인징업으로 루킹 삼진을 뽑아낸 곽빈은 후속 타자인 메이저리거 요안 몬카다도 잡아냈다. 152㎞/h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뽑아냈다. 3번 타자 발바로 아루에바레나와 만나서는 3구 커브로 가볍게 2루수 땅볼을 기록, 삼자 범퇴로 1회를 마쳤다.
곽빈의 기세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그는 2회 선두 타자 알프레도 데스파이네에게 초구 직구로 유격수 땅볼을 기록했고, 아리엘 마르티네스에겐 139㎞/h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후속 야디어 드레이크 상대로는 풀카운트 승부로 다소 어려움을 겪다 3루수 방향 정타를 허용했는데, 이를 3루수 김도영이 점프 캐치로 잡아내 삼자 범퇴로 마무리했다.
3회도 안정적이었다. 곽빈은 선두 타자 기베르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안드리스 페레즈와 헤안 왈터스에게 연속 헛스윙 삼진을 끌어 다시 기세를 꺾었다. 이후 산토스에게 우전 안타로 주자가 쌓였다. 타석에 들어선 다음 타자는 다시 몬카다였으나 중견수 뜬공으로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4회엔 데스파이네의 볼넷과 마르티네스의 안타로 주자가 쌓였지만, 곽빈은 드레이크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곽빈의 투구는 5회까지 이어졌지만 아웃 카운트를 더하진 못했다. 다만 안정감은 이전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선두 타자 기베르트, 후속 페레즈에게 모두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결국 대표팀 벤치가 교체를 결정했다. 곽빈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소형준은 후속 왈터스를 3루수 직선타로 처리했고, 산토스에게는 1루수 땅볼로 아웃 카운트를 더했다. 이후 몬카다에게 사구를 기록하며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아루에바레나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닫았다. 책임 주자 2명을 남겼던 곽빈도 자책점 없이 무실점으로 이날 투구를 마치게 됐다.
한편 대표팀은 곽빈의 호투에 더해 2회 최원준의 1타점 내야안타, 신민재의 밀어내기 사구, 김도영의 만루 홈런을 묶어 6득점을 기록, 6-0으로 크게 앞서고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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