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준킬러’ 빠진 수능, 작년보다 쉬웠다…최상위권 변별력 비상

임지혜 2024. 11. 1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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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됐다. 사진=유희태 기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킬러문항 없이 불수능’으로 평가된 지난해보다는 쉽게,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치러지는 첫 수능으로 21년 만에 가장 많은 N수생이 응시한 점을 고려하면 상위권 변별력 확보가 쉽지 않아 보인다. 

최중철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수능출제위원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충분히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며 “적정 난도의 문항을 골고루 출제해 변별력을 확보하려 노력했다. 킬러문항은 완전히 배제하려 노력했고, 독립적으로 구성된 수능 출제점검위원회의 확인을 받았다. 준킬러문항도 충분히 걸러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킬러문항 없이 불수능’으로 불린 지난해 수능에 비해 올해 수능은 평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 영역 시험이 종료된 이후 이어진 EBS현장교사단과 입시업계 분석에서도 지난해 수능보다 쉽다는 평가가 공통으로 나왔다. ‘불수능급’으로 평가된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고, ‘물수능급’으로 평가된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조금 더 어려운 수준이란 평가다. 

EBS 현장조사단 총괄을 담당한 윤윤구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교사는 “2025학년도 수능은 2024학년도 수능보다 전체 영역에서 쉽게 출제됐다”며 “6월 모평과 9월 모평을 통해 확인한 수험생 준비 상태 등을 반영해 적절한 난도와 변별력 확보를 위한 문항을 적절히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변별력은 국어·수학·영어영역 간 조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이런 면에서 상·중·하위권이 철저하게 구분될 수 있는 수능이었다”고 했다. 

이번 수능에서도 킬러문항은 제외됐으며 EBS 연계율은 지난해와 같이 50% 이상으로 출제됐다.

국어영역의 경우 지난해 수능보다 쉽고 9월 모평보다 조금 더 어려웠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한병훈 천안중앙고 교사는 “전체적인 난도는 작년 수능보다 쉬운 수준. 6월 모평보다는 쉽고 9월 모평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수학영역도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지난해 수능보다 확실히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의 문항, 지나친 계산을 요구하거나 불필요한 개념으로 실수를 유발하는 문항 등 킬러문항은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도 전년보다 쉽고 9월 모평보단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지문 자체 난도가 크게 높지 않아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느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입시업계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이 평이하게 출제돼 수학 선택과목과 과학탐구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학은 미적분과 기하가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됐고 사탐런 현상도 변수다. 올해 대입에선 수능 선택과목 제한이 완화돼 과학탐구를 선택하던 이공계열 진학 희망생들이 공부량이 적은 사회탐구로 갈아타는 현상이 생겼다. 과탐 응시자가 줄면 상위 4% 이내인 1등급 인원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이번 수능은 의대 증원 여파로 N수생 응시자수가 21년 만에 최다를 기록하는 등 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어서 평이한 수준의 난도로는 변별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 수학에서 1등급 구간대 동점자가 속출하면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며 “의대를 가려는 최상위권의 경우 국어, 수학에서 거의 만점에 준하는 점수가 요구될 수 있다. 과학탐구 영역에서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임 대표는 “원점수로 고득점을 받더라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상위권, 중상위 구간대 모두 동점자 대량 속출로 눈치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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