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김여사 특검법' 국회 통과…與 "졸속 입법, 꼼수 악법"
야당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강행 처리했다. 지난 법안이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재표결의 문턱을 넘지 못해 폐기된 지 한 달 만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야당 소속 의원 191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91명, 반대·기권 0명으로 법안은 가결됐다. "반헌법적 특검법"이라며 법안에 반대한 국민의힘은 표결이 시작되자 본회의장을 나갔다.
이날 민주당은 표결에 앞서 김건희 특검법을 수정해 제출했다.
기존 법안에서 명시한 14개의 수사 대상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 등 2개로 대폭 축소했다. 또한 야당만이 가졌던 추천권을 대법원장이 갖는 ‘제3자 추천’ 방식으로 바꿨다. 국회가 대법원장에게서 4명의 특검 후보자를 추천 받으면 대통령이 소속되지 않은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가 이 중 2명을 추천하고, 이 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다만 대법원장 추천자가 모두 적합하지 않을 경우 야당이 비토권(veto·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민주당 측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요구했던 제3자 추천 방식을 수용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악의 졸속 입법, 꼼수 악법”이라고 반발했다.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 통과된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법률안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고, 2월(21대 국회)과 10월 재표결에서 부결 폐기됐다. 이번에도 거부권 행사가 유력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담화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정치 선동이자 인권 유린”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야당은 28일 재표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재적 300인 중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범야권은 192석으로, 여당에서 8명이 찬성해야 한다. 한 달 전 재표결에서 국민의힘에서 4표가 이탈했는데 민주당은 플러스 알파의 반란표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윤석열 부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해 여당도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친(親) 한동훈계 절반만 넘어와도 통과한다”고 말했다. 만약 28일 재표결에서도 부결되면 내년 1월 네 번째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감사 요구안도 재석 289명 중 찬성 191명, 반대 98명으로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일제히 반대했으나, 야권은 전부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 토론자로 나선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이진숙 개인에 대한 민주당의 이런 횡포는 인격 살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이 위원장이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유튜브에 출연해 야권을 비판한 행위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이유로, 이 위원장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의결했다.
여야는 사전에 합의된 일부 민생 법안도 처리했다.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아동, 청소년, 성인에 대해 경찰의 위장 수사를 가능케 하는 성폭력범죄 처벌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술을 마신 운전자가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입증하기 어렵게 술을 더 마시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는 ‘김호중 방지법’(도로교통법 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북한의 오물풍선 피해를 국가가 보상하는 민방위법 개정안, 청소년 한 부모 가정에 대한 복지지원 확대를 담은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신영대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도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신 의원은 태양광 사업 민원 해결을 이유로 1억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과 22대 총선 당시 다수 휴대전화를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신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은 28일 이뤄질 예정이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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