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불안한 외환시장 구두개입 "적극적 시장안정 조치"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관계당국에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적극적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하라”고 당부했다. 지난 5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라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최 부총리가 구두개입성 발언을 하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날 오전 7시 최 부총리 주재로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다. 이 자리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박춘섭 경제수석,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도 참석했다.
최 부총리가 내놓은 구두개입성 발언은 한은 국제국장이나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등이 공식적으로 내는 ‘구두개입’과 구별된다. 구두개입이란 시장에 개입(실개입)할 수 있다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는 정책수단 중 하나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미 대선 이후 금리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원·달러 환율과 주가는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 지수는 지난 5일 2576.9에서 전날(13일) 2417.1로 크게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선을 뚫고 내려갔다(환율은 상승).
최 부총리는 “미국 신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와 함께 세계경제 성장·물가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관계기관의 24시간 합동점검체계를 중심으로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계기관들에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른 공조대응체계 유지에 만전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구두개입성 발언을 하면서다.
또한 최 부총리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시장안정 프로그램들을 내년에도 종전 수준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채권·단기자금 시장 안정을 위한 최대 37조6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최대 53조7000억원 규모의 PF(Project Financing) 연착륙 지원 프로그램 등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내년 1월20일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어려움이 예상되는 산업에 대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트럼프 정부가 관세 장벽을 쌓고 친환경 정책을 후퇴시키면서 한국의 배터리·자동차·반도체·철강·신재생에너지 등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한다.
또한 회의 참석자들은 한국 주식 시장을 살리기 위한 ‘밸류업’ 지원 관련 세법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하도록 노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나아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 노력, 구조적인 외환 수급 개선 방안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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