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중국인, 샤인머스캣 100㎏ 팔면서 세금 안 내”
위챗으로 거래하는 중국인만의 시장 형성
한정 헬로키티 사재기해 5배에 되팔기도
중국인들이 일본 내에서 상품을 대량으로 거래하면서도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수천억엔을 탈세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나카지마 메구미는 14일 경제 전문매체 겐다이비지니스에 게재한 글에서 세금을 내지 않고 대량으로 물품을 매매하며 ‘탈세’하는 재일 중국인이 폭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은 일본 내 82만명이라는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독자적 경제권을 구축하고 때로는 중국에서 방일한 사람을 대상으로 중국어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며 “따라서 같은 직장에서 일하거나 가까운 곳에 거주하면서도 일본인의 눈에는 이들이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일 중국인의 경제 활동 무대가 일본이지만 언어가 달라 인해 일본인이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고 나카지마는 덧붙였다.
1967년생 야마나시현 출신인 나카지마는 도쿄 사립 다쿠쇼쿠대학 중국어학과 졸업, 중국 베이징대와 홍콩 중문대 유학을 거쳐 96년부터 중국 관련 문제를 주로 다루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왔다. 중국인이나 중국에 관한 저서만 10여권을 냈다. 지난 9월에는 일본 내 중국인 커뮤니티를 조명한 저서 ‘일본 안의 중국’을 출간했다.
나카지마는 “위챗페이 덕분에 비즈니스에서의 활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이 기능이 중국인의 경제 활동에 변혁을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며칠 전 지인인 한 음식점 경영자가 위챗에 ‘내일 야마나시현에 포도 수확을 하러 갑니다’라는 글을 올렸다”며 “처음에는 오랜만에 가게를 쉬고 나들이를 가는 줄 알았는데 그는 ‘샤인머스캣 100㎏을 사올 예정입니다. 구매 희망자는 직접 메시지를 보내주세요’라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위챗을 통해 성사되는 거래는 일본 ‘페이페이’ 같은 QR코드 결제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인끼리라 위챗페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경영자가 나카지마에게 설명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간토 인근에 넓은 농장을 가진 재일 중국인이 위챗에 공심채 같은 중국 채소 및 과일 사진과 가격을 올리면 곧바로 개인 고객이 구매할 수 있다. 중국식 식당과 계약해 대량으로 도매 거래를 하기도 한다. 중고차 판매나 수리도 위챗에서 홍보하면 재일 중국인 고객이 생긴다.
나카지마는 “일본어를 사용할 필요도, 매장을 운영할 필요도, 일본인에게 영업할 필요도 없다”며 “여기에 항상 등장하는 게 위챗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챗페이를) 중국 은행 계좌와 연동하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수 있어 현금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진다”며 “재일 중국인 대부분은 중국에 은행 계좌가 있다”고 덧붙였다. 위챗페이를 이용하면 일본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중국인끼리만 거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위챗페이는 이미 일본에서 애플페이 등과 함께 공식 결제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이런 흐름이 탈세 의도 여부를 떠나 결과적으로 일본에서 납세 의무를 회피하는 사례를 만든다는 게 나카지마의 지적이다.
그는 “애초부터 탈세를 의도한 경우도 있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 중국 결제 기능을 선택한 경우도 있어 어디까지 탈세 의도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며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 중국의 결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일본에서 세금을 내지 않는 일본 거주 중국인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도쿄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헬로키티 전시회’에서 50주년 기념 한정상품이 출시됐을 때 중국인 재판매업자들이 대거 몰려 사재기를 하면서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다.
나카지마는 “이 재판매업자들은 거의 위챗페이 등 중국 결제 수단을 사용해 중국 프리마켓 앱에서 원가의 4~5배에 팔고 있다”며 “면세 구매 상품의 재판매 행위도 유사한 사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은행 계좌를 거치지 않는 중국 결제 기능이 재일 중국인 사회와 일본 상업시설에 깊이 침투해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큰 사회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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