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요양원 규제 풀고, 수출 66조 지원…정부, 서비스업 키운다

김기환 2024. 11. 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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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인근 관광호텔과 도심 노인 요양시설 관련 건축 규제를 완화한다. 원격(비대면) 진료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환자 개인정보 활용도를 높인다. 제조업 위주 수출 지원 프로그램을 서비스업으로도 확대한다.

정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하고 이런 내용의 ‘서비스산업 생산성 혁신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서비스 산업 체질을 개선해 내수(국내 소비)를 견인하고 새로운 수출 주력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부총리 설명대로 이번 대책은 침체에 빠진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지수는 올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2022년 2분기(-0.2%)부터 10분기 연속 감소세다. 1995년 1분기 이후 최장기간 마이너스 행진이다. 경상수지가 지난 9월까지 5개월 연속 흑자를 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18개월 연속 흑자를 낸 상품수지와 달리 서비스 수지는 만년 적자 신세다.

구체적으로 신축·리모델링을 통한 대형 호텔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29년까지 2조5000억원 규모의 우대 금융을 제공한다. 대학병원 환자·보호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인근 관광호텔 건축 관련 규제도 일부 푼다. 도심 인근 폐교 부지나 남는 땅을 활용한 노인 요양시설 공급 확대도 유도한다. 요양시설에서 식사재료비, 상급침실료, 이발·미용비만 적용하는 비급여(건강보험 비적용) 서비스 항목도 늘린다.

의료·통신 서비스 분야에선 2025년까지 마이데이터(기업·기관이 보유한 개인정보를 당사자가 원하는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요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원격 진료 등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지구를 기존의 단거리·여객 중심에서 장거리·광역·화물 등으로 다변화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방위산업·원자력 발전·조선 등 분야 유지·보수·점검(MRO) 서비스 시장도 활성화한다. 분야마다 2025년까지 해외시장 개척과 연구개발(R&D), 디지털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분야를 포함한 서비스 관련 기업에 2029년까지 5년간 66조원 규모 수출 금융을 지원한다. 혁신 중소기업 100곳을 선정해 3년간 최대 7억5000만원(사업화 비용의 최대 70%)을 지급하는 사업에서 서비스 기업 비중을 늘리는 내용도 포함했다.

올해 말까지 ‘결혼서비스업법’ 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결혼 서비스의 범위를 정의한 뒤 관련 업자에게 사업신고 의무를 지운다.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소유 공간을 공공 예식 공간으로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사용료 감면 근거 규정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주요 결혼식장, 결혼준비대행업체를 중심으로 대관료·식음료비, 추가 장식비, 촬영비와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 헬퍼(도우미) 비용 등 결혼 서비스 관련 세부 가격을 2025년 상반기 중 자율 공개하도록 했다. 소비자와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행위를 막는 의무 조항도 약관에 넣는다.

임혜영 기재부 서비스경제과장은 “전체 산업에서 서비스 산업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이 2010년 60.1%에서 지난해 63.0%로 정체했다”며 “산업구조 전환을 촉진해 2035년까지 서비스 산업 부가가치 비중을 7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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