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가디언, 엑스 공식계정 게시 중단…"美대선에 결정 굳혀"

오소영 2024. 11. 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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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겸 엑스 소유주가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앉아 있다. 이 자리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하원 공화당 의원들과 만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진보 성향 언론 가디언이 엑스(옛 트위터) 공식계정에 앞으로 콘텐트를 올리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엑스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발표된 조치다.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이번 미국 대선을 통해 ‘엑스는 유해한 미디어 플랫폼이고, 소유주인 머스크가 정치 담론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리의 생각을 굳히게 됐다”며 게시글 중단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극우 음모론과 인종차별 등 엑스에 올라오는 우려스러운 콘텐트를 보며 게시 중지를 검토해왔다”며 오랜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디언은 현재 엑스에 80여 개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팔로워는 2700만 명에 달한다. 그러나 가디언은 “소셜 미디어는 언론사에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고 새로운 독자에게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현재 우리 업무에서 엑스의 역할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독자들이 기사를 개별적으로 엑스에 공유할 수 있고, 정보 수집 목적으로 자사 기자들이 계속 활용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1821년 설립된 맨체스터 가디언을 모태로 하고 있는 가디언은 옛 소유주인 찰스 스콧 가문이 설립한 신탁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를 이유로 외부 입김을 덜 받는 언론사를 자임하며 진보적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에 비판적 논조를 보였고, 이 때문에 트럼프의 큰 손으로 떠오른 머스크와는 결을 달리한다. BBC는 “트럼프와 밀착하는 머스크와 엑스에 대해 가디언이 이렇게 대응하는 건 별로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평했다.

머스크는 이날 텔레그래프가 가디언의 엑스 게시 중단 사실을 엑스에 올리자 “그들은 상관없다”는 답글을 달았다. 또 가디언의 엑스 사용 중단을 비판한 다른 글에도 “가디언은 지독하게 비열한 선전 기계”라고 답글을 달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오소영 기자 oh.s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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