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이스라엘, 트럼프 ‘선물’로 레바논 휴전 계획 준비"
이스라엘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외교 정책의 조기 승리를 안겨주기 위해 레바논 휴전을 ‘선물’로 준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현직 이스라엘 관리 3명을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측근인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이 지난 10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와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만나 “레바논 휴전 협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이스라엘이 트럼프에게 무언가를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미국 대선 전부터 트럼프와 정기적으로 접촉했고, 더머는 이스라엘과 아랍 4개국 간 정상화 협정 중개를 도운 쿠슈너와 접촉해왔다. 쿠슈너는 백악관의 공식 직위에 임명되지 않더라도 향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 국교정상화 협상 시 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트럼프 취임하면 역할할 수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휴전 구상엔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너머로 헤즈볼라 철수 ▶레바논군이 미국·영국의 감독하에 60일간 국경지대 통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안엔 러시아의 협력도 포함된다고 WP는 전했다. 헤즈볼라는 시리아 육로를 통해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공급받아왔는데, 이런 헤즈볼라의 재무장을 러시아가 막아달라고 이스라엘이 요구해서다. 이란 동맹국인 러시아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헤즈볼라와 함께 시리아에서 반정부 무장봉기를 진압해왔다. 이스라엘은 러시아가 시리아 대통령에게 헤즈볼라의 공급 라인을 차단하도록 압력을 가해주길 기대하는 모양새다.
이스라엘 관리에 따르면 러시아 관리들은 이 계획을 논의하려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을 방문했고, 더머는 지난주 러시아를 비밀리에 방문했다고 한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 특사를 지낸 프랭크 로엔슈타인은 WP에 “현재 바이든 행정부에선 러시아의 역할이 없지만, 트럼프가 취임하면 상당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WP에 따르면 이 계획은 아직 헤즈볼라에게 전달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휴전 협정) 위반이 발생하면 이스라엘군이 국경을 넘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는 건 레바논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회담 결렬 시 레바논 지상작전 2단계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레바논 제안이 가자지구 중단된 휴전 및 인질 석방 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로엔슈타인은 “네타냐후가 아직 재임 중인 바이든과는 임시 합의를 목표로 하고 최종 합의는 트럼프에게 맡길 수 있다”는 전망도 했다. 더머는 트럼프를 만난 뒤 18·19일엔 바이든 정부 인사들을 만났다.
이와 관련, 네타냐후 총리실과 트럼프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고 WP는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도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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