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에 20억원” 천경자 화백…고흥서 미공개 작품까지 무료로 본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화가인 고(故) 천경자(1924~2015) 화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전남 고흥군에서 열린다. 천 화백 고향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대표작과 미공개 작품,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미디어아트 등을 볼 수 있다.
14일 고흥군에 따르면 ‘찬란한 전설 천경자’를 테마로 한 특별 전시회가 지난 11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고흥분청문화박물관과 고흥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천경자 탄생 100주년, 고향서 특별전시
주요 전시작은 ▶탱고가 흐르는 황혼 ▶만선 ▶화혼 ▶굴비를 든 남자 ▶아이누 여인 등 채색화 36점이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제주도 풍경(섬의 인상)’과 ‘누드’ 등과 함께 드로잉 34점, 유품 25점, 아카이브 20점 등이 전시됐다.
미공개 작품에 미디어아트 등 전시
천 화백이 남긴 회화와 드로잉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도 볼거리다. 비디오 예술가 이이남 작가가 ‘고흥에서 아프리카로’와 ‘천경자 스케치의 살아있는 선, 그 에너지’ 등을 통해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을 선사한다. 이이남의 미디어아트는 관람객이 천 화백 작품으로 들어가 시각적·청각적 감흥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다.
‘미인도 위작 논쟁’ 후 절필 선언도
천 화백은 1991년 3월 불거진 ‘미인도 위작 논란’ 후 절필을 선언하기도 했으나 미국으로 건너간 후에도 작품활동을 이어갔다.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 중이던 미인도가 천 화백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시작된 논란은 천 화백 작고 후 다시 점화되기도 했다.
이후 2016년 검찰이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했지만, 천 화백 가족은 이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 이번 특별전시 총감독을 맡은 천 화백의 차녀 수미타 김(70)은 “그동안 도록(圖錄)에서 본 적이 없는 작품은 (고흥 특별전에) 전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위작은 없다” 고흥군, 천경자 예술길 지정
공영민 고흥군수는 “천 화백의 독창적인 화풍은 고흥의 자연환경 영향을 받아 다채롭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게 특징”이라며 “그의 대표작과 미공개 작품, 미디어아트를 한 자리에서 볼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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