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 거부 여성’ 전용 정신병원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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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이란 여성은 앞으로 정부 관리 아래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된다.
영국 일간 더텔레그래프는 이란이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여성을 치료하기 위한 정신건강 클리닉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이란 내 정신과 관련 4개 협회는 히잡 미착용 여성을 정신질환자로 규정하는 정부의 행태를 비난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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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권선징악본부가 직접 감독
‘속옷 시위’ 여대생도 정신병원에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이란 여성은 앞으로 정부 관리 아래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된다.
영국 일간 더텔레그래프는 이란이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여성을 치료하기 위한 정신건강 클리닉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헤란에 개원하는 이 클리닉 이름은 ‘히잡 제거 중단 클리닉’이다. 이슬람 정부가 2022년 ‘여성, 삶, 자유’ 운동 이후 이란 전역에서 확산된 여성의 반발을 억누르기 위한 시도라고 더텔레그래프는 평가했다.
클리닉 운영자 메흐리 탈레비 다레스타니는 “히잡 제거에 대해 과학적·심리적 치료를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청소년 세대와 청년, 사회적 및 이슬람적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여성을 위한 곳”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사업이 ‘품위, 겸손, 정숙함, 히잡(착용)’을 촉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참여는 선택적”이라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 클리닉은 정부 기관인 권선징악본부 감독 아래 운영된다. 권선징악본부는 사회 전반에 엄격한 종교적 기준을 시행하는 조직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직접 임명한 모하마드 살레 하셰미 골파예가니가 이끌고 있다.
이달 초 테헤란 소재 이슬람 아자드 대학에서는 한 여대생이 히잡 착용 요구에 속옷 차림으로 항의하다 체포됐다는 그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꼬리표를 달고 정신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내 히잡 반대 운동은 2년 전 테헤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고 구금된 마흐사 아미니(당시 22)가 사망한 뒤 크게 확산했다.
이후 당국은 비밀 감시 강화, 도덕 경찰 증원 배치, 히잡 미착용 여성 공공장소 출입금지 같은 조치를 단행했다. 유엔은 이를 ‘성차별 정책’으로 규정했다.
2022년 대대적 시위 후 히잡을 쓰지 않은 자신의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여성 유명인들이 법원 명령으로 매주 정신과 센터를 방문해야 했다. 대표적으로 배우 아프사네 바예간, 아자데 사마디, 레일라 볼루카트가 정신건강 증명서를 제출했다. 은행 계좌 동결, 여행금지 조치도 내려졌다.
지난해 이란 내 정신과 관련 4개 협회는 히잡 미착용 여성을 정신질환자로 규정하는 정부의 행태를 비난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이들은 골람호세인 모세니 에제이 이란 대법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정신질환 진단은 판사가 아닌 정신과 의사의 권한”이라며 “다른 질병 진단도 의사의 권한이지 판사의 권한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올해 3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국장 다이애나 엘타하위는 “‘여성, 삶, 자유’ 운동 이후 강제 히잡 착용에 대한 저항을 무력화하려는 이란 당국이 여성과 소녀들을 상시 감시·단속하고 있다”며 “그들의 일상을 방해하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엘타하위 국장은 “그들의 가혹한 전술은 도로에서 여성 운전자를 세워 차량을 압류하는 것에서부터 비인도적 태형과 징역형을 부과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전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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