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폭로 "윤 대통령, 특정 시장 후보 공천 요구"
[곽우신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0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 남소연 |
"웃겨서 말도 안 나오는 것들도 많이 봤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자신에게 한 이야기 중 일부를 폭로했다. "대통령께서 공천 시기에 저에게 활발하게 소통한 기록을 찾아봤다"라며, 당무에 개입해서는 안 되는 대통령이, 국민의힘 공천에 본인의 의향을 직접 관철하려 한 추가 정황을 공개한 것이다.
그는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우선 "김영선 전 의원에게 단수(공천)를 준다든지 이런 분위기가 확인된 게 없어서 그냥 전언한 것"이라며, 논란이 되고 있는 자신의 카카오톡 메시지에 대해 해명했다.
또한 창원지방검찰청이 자신을 조사하겠다고 할 경우 "당연히 가겠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불똥이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이 의원에게까지 옮겨붙으며, 검찰의 이 의원 조사 가능성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 특정 시장·구청장 후보 밀었나
우원식 국회의장과 함께 브라질에서 열린 제10차 G20 국회의장회의에 다녀온 이 의원은 공항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과 만나 검찰이 자신을 소환할 경우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할 뜻을 밝혔다.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으로부터 이 의원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조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최근에 보면 검찰에서 흘러나오는 내용들이 어떤 경위인지는 모르겠지만, 대통령의 공천 개입 여부와 크게 관계 없는 일을 언론에 나오게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시 당에 있지도 않았던 김 전 위원장 이름이 언급되는 데 대해서도 의문을 품었다. 검찰 측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일종의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뉘앙스다.
그는 "혹시라도 검찰에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조사하겠다 하면 당연히 가서 이미 나와 있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을 이야기해줄 의향이 있다"라며 "사실 대통령께서 공천 시기에 저에게 활발하게 소통한 기록도 찾아봤다. 웃겨서 말도 안 나오는 것들도 많이 봤다"라고 날을 세웠다.
심지어 "예를 들어, 대통령께서, 어느 도당 위원장이 '이준석이 말을 안 듣는다'고 읍소'해서, 나에게 '특정 시장 공천을 어떻게 해 달라'고 한 적도 있다"라고 폭로했다. "서울의 어떤 구청장 공천을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이 없으니 (다른 사람) 주는 게 좋지 않냐' 말씀하신 적도 있다"라며 "오랜만에 새록새록 다 찾아봤다. 검찰이 그런 부분까지 궁금해할지 모르겠지만, 만약 궁금해한다면 일체를 다 얘기할 생각"이라고 용산을 직격한 것이다.
이는 이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 시절 치러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인데, 이 시기의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정진석 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공관위는 전반적으로 '일상적인 절차로 진행한다' 이렇게 들어서, 그런 걸 (명씨가) 그냥 잘못 알고 있는 거 같아서 전달해 준 정도"라는 이야기였다. 그는 "원래 공천한다고 앉아 있으면 이런저런 정보가 굉장히 많이 들어온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 말이 완전 틀린 정보잖느냐"라며 "저도 그냥 들리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경선한다는 말이 들린다'라고. '뭐 어디에서 들었다' 그런 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당시에 윤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와 소통이 있었던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김영선 전 의원 전략 공천에 대해 직접 소통한 적은 없음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만약에 그런 낌새가 있었으면, 내가 어떻게든 인지했을 것"이라며 "공관위에서 나한테 (단수 공천 의사를) 전달하든지 했을 텐데, 그런 게 없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 아니다'라고 얘기한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는 특정인한테 들은 게 아니라 분위기를 전달하는 취지였다고 반복했다. "나도 공관위에 이걸 직접적으로 물어볼 상황은 아니었던 것"이라며, 당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 등과의 소통은 인천광역시 계양구을이나 경기도 분당시갑에 집중되어 있었다고도 밝혔다. 문제가 되는 경상남도 창원시의창구에 대해서는 별 이야기 없었다는 것.
실제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의 의향이 당초 '경선'이었으나, 어떤 기점 이후로 '전략공천'으로 선회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시간순으로 보면, 명씨는 이 의원의 메시지를 받은 이후인데,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해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관련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통화에 대해서 추후 명씨로부터 연락받은 기억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본인 역시도 명씨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전략공천을 약속한 바 없다고 재차 확언했다.
"김건희 여사, 나한테는 햄버거 하나 달랑 사주더니만"
이 의원은 이른바 2021년 본인이 당 대표에 당선된 전당대회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측으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 받았다는 의혹에 있어서도 "'무엇이 무상 여론조사다'라고 해야지 반박할 수 있다"라고 받아쳤다. "그때 명 사장이 나를 위한 여론조사를 해서 제공했다? 그런 게 없다"라며 "<머니투데이>가 했다는 조사(PNR)가 나를 위한 거라 하던데, 매주 하던 조사였고 시작할 때 쯤엔 나는 (후보에)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라는 반박이었다.
그는 "구조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고, 지금 와서 그냥 갖다 붙이는 거에 가깝다"라며 "만약에 지금 언론에서 파악한 특정 여론조사가 있으면, (그 여론조사가 무상으로 제공된 조사인지) 저한테 물어보시면 답할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김 여사가 명태균씨에게 500만 원 돈 봉투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이 의원은 "2021년 9월에 받았다느니, 2022년 6월에 받았다느니 여러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 김 여사가 해명해야 할 일이 하나 더 늘었다"라며 "나한테는 햄버거 하나 달랑 사주더니만"이라며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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