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들 약진에도 여전한 '최고 MB' 양효진

양형석 2024. 11. 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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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13일 페퍼저축은행전 블로킹 6개 포함 16득점, 현대건설 6연승

[양형석 기자]

현대건설이 광주 원정에서 페퍼저축은행을 꺾고 파죽의 6연승을 질주했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1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8,25-19,25-14)으로 완승을 거뒀다. 페퍼저축은행을 6연패에 빠트리며 6연승을 달리게 된 현대건설은 선두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같은 승점 17점을 기록하며 단독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6승1패).

현대건설은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가 35.58%의 점유율과 35.14%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15득점을 올렸고 정지윤도 절반이 넘는 55.56%의 서브리시브를 책임지면서 45.83%의 성공률로 12득점을 보탰다. 이날 경기처럼 현대건설이 손쉽게 이기는 날에는 이 선수의 활약이 돋보이는 경기가 많은데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블로킹 6개를 포함해 58.82%의 성공률로 16득점을 올린 양효진이 그 주인공이다.

2010년대 후반부터 젊은 MB들 도약
 양효진은 15년 넘게 V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끝으로 정대영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지만 여자배구의 미들블로커 세대교체는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정대영이 떠난 대표팀의 미들블로커 한 자리는 김수지(흥국생명)가 이어 받아 2020 도쿄올림픽까지 주전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리그에서는 11시즌 연속 블로킹 부문 1위에 빛나는 양효진을 축으로 베테랑 정대영과 김세영이 양효진의 뒤를 쫓는 '3강 체제'가 오랜 기간 이어졌다.

국가대표 아웃사이드히터로 런던올림픽 4강과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한송이는 2014-2015 시즌 미들블로커로 변신했다. 하지만 한송이가 양효진을 제치고 블로킹 1위를 차지한 것은 미들블로커 변신 7시즌째가 된 2020-2021 시즌이었다. 세터 출신의 한수지도 2016-2017 시즌 미들블로커로 변신했지만 한수지 역시 서른을 훌쩍 넘긴 2022-2023 시즌에야 첫 블로킹 1위에 등극했다.

좀처럼 신예들이 나타나지 않았던 미들블로커의 세대교체가 시작된 시점은 2010년대 후반이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여고생이었던 이주아(IBK 기업은행 알토스)와 박은진(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이 대표팀에 선발됐고 이들은 2018-2019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1, 2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루키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로 자리 잡았다.

2019-2020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정호영(정관장)과 이다현(현대건설)이 나란히 1, 2순위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정호영은 입단 당시 190cm의 신장을 자랑하는 아웃사이드히터 유망주였지만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면서 미들블로커로 변신했고 포지션 변화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입단 초기 정지윤에 밀렸던 이다현도 3년 차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차지해 리그 정상급 미들블로커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에는 최정민(기업은행)이라는 다크호스가 급부상했다. 아포짓 스파이커 유망주였던 최정민은 외국인 선수와 김희진에 밀려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미들블로커로 변신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세트당 0.83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면서 양효진(세트당 0.77개)을 제치고 블로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000년대에 태어난 선수가 V리그에서 개인 타이틀을 수상한 것은 최정민이 처음이었다.

젊은 선수 성장 속에도 최고의 자리 유지
 '거요미'로 불리던 양효진은 어느덧 30대 중반의 노장이 됐지만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미들블로커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2007년 프로에 데뷔해 3번의 챔프전 우승과 두 번의 정규리그 MVP, 한 번의 챔프전 MVP, 그리고 역대 통산 득점과 통산 블로킹 1위에 올라있는 양효진은 자타가 공인하는 V리그 최고의 스타다. 만약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없었다면 양효진은 당연히 V리그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불렸을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양효진이 신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 출신의 평범한(?) 유망주 출신이라는 점이다.

오랜 기간 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로 군림하던 양효진은 2020-2021 시즌 한송이에게 블로킹 여왕 자리를 내주면서 블로킹 5위(세트당 0.54개)로 떨어졌다. 양효진은 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난 후 2021-2022 시즌 블로킹 1위를 되찾았지만 2022-2023 시즌엔 한수지, 지난 시즌엔 신예 최정민에게 블로킹 1위 자리를 내줬다. 일부 배구팬들은 '양효진 독주'가 끝나고 미들블로커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양효진은 이번 시즌에도 투트쿠 부르주와 아닐리스 피치(이상 흥국생명), 장위(페퍼저축은행) 같은 외국인 및 아시아쿼터 선수와 오세연(GS칼텍스 KIXX),이다현 같은 후배들에 밀려 12일까지 블로킹 6위로 밀려났다.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온 적은 있지만 양효진이 블로킹 순위 TOP5에서 사라진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양효진이 다시 블로킹 순위를 끌어올리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양효진은 13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무려 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단숨에 블로킹 순위를 3위(세트당 0.78개)로 끌어 올렸다. 양효진은 철벽 블로킹은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탁월한 시야를 앞세워 58.82%의 성공률로 외국인 선수 모마보다 1점 많은 16득점을 기록했다. 7경기에서 94득점을 기록 중인 양효진은 장위(79점)를 제치고 이번 시즌에도 미들블로커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남녀부 통틀어 유일하게 누적 7000득점과 1500블로킹을 돌파한 양효진은 V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커리어를 자랑하는 선수다. 그리고 전성기가 지났다는 일부의 평가에도 양효진은 이번 시즌에도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블로킹과 함께 미들들블로커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현역 최고의 미들블로커'라는 수식어는 만 35세를 한 달 앞두고 있는 현재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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