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이달소 계약분쟁 10년 같았다…쇠사슬에 묶인 기분, 지금은요" [엑's 인터뷰③]

장인영 기자 2024. 11. 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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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가수 이브(Yves)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최근 이브는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두 번째 미니앨범 '아이 디드(I Did)'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지금의 저한테는 '이달의 소녀' 이브라고 알아주시는 게 되게 감사하고 긍정적인 느낌을 줘요"라면서 웃었다. 

이브가 속해 있던 이달의 소녀는 전 소속사인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와의 법적 분쟁 후 '따로 또 같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해체는 아니"라고 못 박은 멤버들이지만 각자의 소속사가 뿔뿔이 흩어지며 이전과 같은 단체 활동은 보기 어려워졌다.

이브에게 솔로 가수로 새출발하는데 있어 '이달의 소녀'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진 않은지 물었다. 

그는 "(법적 분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1년 가까이 공백기를 갖게 되면서 서서히 저를 잊는 분들도 많았다. 이달소라는 그룹으로 인해 저를 다시 한번 더 상기시킬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 멤버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그룹을 빛내고 있기 때문에 이달의 소녀 이브라고 불러주시는 것 자체가 참 고마운 표현"이라고 애정을 표했다. 

멤버들의 사이 역시 여전히 끈끈하다. 

이브는 "신곡 나오면 (멤버들에게) 먼저 공유를 한다. 이번에도 트랙이 다 나왔을 때 단톡방에 공유를 했다. 타이틀이 어떤 곡인지는 말을 안 한 상황이었는데 고원이라는 친구가 '비올라'를 듣고 제일 좋다고 얘기해주더라. 그때 조금 신기했다. 평소에도 피드백을 굉장히 많이 해줘서 활동할 때 의지가 많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컴백에 이어 이브는 오는 12월 4일 독일을 시작으로 폴란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첫 유럽 투어 '2024 이브 애플 시나몬 크런치 투어 인 유럽(2024 YVES APPLE CINNAMON CRUNCH TOUR IN EUROPE)'을 개최, 글로벌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오랜만에 해외 팬들과도 만날 준비 중인 이브는 설렘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솔로 데뷔 후에 해외 팬분들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투어를 하게 돼서 기쁘다. 이달의 소녀 자체도 해외 팬층이 큰 팀이라서 지금 솔로 팬층도 해외 팬분들이 많다. 이번 활동과 앞으로의 활동을 통해 국내 팬층도 늘려서 국내에서도 콘서트를 개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여솔로 천하' 속 이브는 "누군가는 (다른 여성 아티스트를) 경쟁자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제게는 선배님들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시고 꾸준히 활동하시는 게 큰 힘이 된다. 여성 아티스트로서 활동할 수 있는 범위를 계속 늘려주고 있는 것 아닌가. 저도 선배님들을 본받아서 꾸준히 좋은 음악 들려드리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현재 가요계는 여성 아티스트들이 음원 차트 상위권을 꽉 쥐고 있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걸그룹의 컴백이 점차 잦아들 시기에 이번엔 여성 솔로 가수들이 음원차트 바톤터치를 하는 모양새가 인상적이다. 

이브는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면 좋은 시기다. 사실 음악과 아티스트만 준비가 돼 있다면 시기는 언제든 만들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같은 시대에 훌륭한 분들과 함께 언급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전했다.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색깔로는 검정색을 꼽았다. 그는 "검정색은 보통 어둠을 상징하는 색깔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기피하지 않나"라면서 "저는 새로운 상황이나 도전적인 상황에 스스로를 던져놓는 용기가 있어서 검정색 같은 상황에 발을 자주 내딛는다. 어떤 색과 섞여도 존재감을 잃지 않으니까 그런 부분도 닮고 싶다"고 했다. 

이달의 소녀 활동은 이브라는 '가수'의 인생에서 마이너스(-)가 아닌 분명 플러스(+)로 존재했다. "쿨해졌다"고 자찬한 이브는 "예전에는 실패하면 그 실패를 인정하지 못했다. 지금은 (실패해도) 인정하고 어떤 방법으로 다시 도전할지 고민한다. 진취적인 태도가 됐다"고 확신했다.

이브, 그리고 이달의 소녀 멤버들이 함께 겪은 기나긴 법정 분쟁 속에서 이브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꾸준히 성장을 거듭했다.

그는 "멤버들과 뿔뿔이 흩어져 보낸 1년이라는 공백기가 제겐 10년 같았다. 저는 바쁘지 않으면 힘든 사람인데 그때의 상황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에 쇠사슬에 묶여 있는 느낌이었다. 지금은 그때를 계기로 더 도전하려고 하고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한다. 인간적으로도 그렇고 즐거운 음악을 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개복치'라고 칭한 이브는 "평소에 저를 굉장히 많이 자책했다. 그룹 활동하면서 무대를 마치고 내려올 때 만족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무대 끝나고 운 적도 많다. 근데 그러면 다음 무대에서 안 좋은 영향을 끼치더라. 예전에는 멤버들을 통해 위로받았다면 지금은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기대기보다는 스스로 이겨내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브의 미니 2집 '아이 디드'는 이날 오후 6시 발매된다.

사진=파익스퍼밀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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