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초’ 덕담 나눈 트럼프·바이든… 정권 인수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를 논의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을 다시 찾은 건 약 3년 10개월 만이다. 대선 내내 날 선 공방을 주고받은 두 사람은 이날엔 덕담을 나누며 평화로운 정권 이양에 뜻을 모으기로 했다.
트럼프와 바이든은 이날 오전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 벽난로 앞 의자에 앉아 악수를 한 뒤 대화를 시작했다. 바이든이 먼저 트럼프에게 “전직 대통령이자 대통령 당선인인 도널드, 축하한다”며 “순조로운 정권 이양을 기대한다. 필요한 것들을 충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 돌아온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매우 고맙다. 정치는 어렵고, 많은 경우 그리 좋은 날만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오늘은 좋은 날”이라며 “정권 인수가 매우 순조로워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정권 인수는) 가능한 한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기애애한 공개 대화는 29초 만에 마무리됐고 이후 대화는 약 2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매우 화기애애하고 품위 있고, 실질적이었다”고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장 피에르 대변인은 두 사람이 국가 안보와 국내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상세한 질문 목록을 갖고 왔고, 바이든이 모든 질문에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도 재난 대응 추경 예산 확보 등을 내년 1월 퇴임까지 해야 리스트를 제시했지만, 기밀 사항을 공유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장 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분명히 트럼프 당선인에게 항상 소통 라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동에는 백악관 제프 자이언츠 비서실장과 트럼프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한 수지 와일스도 배석했다.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백악관에 오지 않았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멜라니아를 초대했지만, 선약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회동 뒤 뉴욕포스트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그의 의견을 물었고, 그는 내게 답했다”며 “우리는 중동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미국의 입장이 뭔지, 그의 생각이 뭔지 알고 싶었고, 그는 매우 친절히 알려줬다”고 했다.
트럼프는 또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정말 긴 힘든 시간이었다”면서도 “양측 모두 많은 일을 해왔고, 그는 선거운동과 다른 것들도 매우 잘 해냈다. 우리는 정말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취임식 직전에 바이든을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오벌 오피스는 매우 아름답고 나는 다시 돌아오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대선 당선 이후 머물던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을 떠나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했다. 트럼프는 바이든과의 회동에 앞서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 모인 미 의회를 방문해 연설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는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며 “당신들이 ‘그(트럼프)가 너무 잘해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하지 않는 한 말이다”이라며 농담했다. 미국 헌법에 대통령 임기는 2번으로 제한돼 있어 트럼프는 다음 선거에는 출마할 수 없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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