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침묵·침묵·침묵, 노시환·김영웅 빈 자리만 느껴졌다
윤승재 2024. 11. 14. 06:05
믿었던 4번 타자 후보들이 연달아 고배를 들었다. 류중일 호가 해결사 부재의 고민만 뼈저리게 느끼다 충격패를 당했다.
한국은 1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대만과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3-6으로 패했다.
선발 투수 고영표가 2회 만루 홈런에 이어 2점 홈런을 맞으며 6점을 내준 가운데, 타선이 4회 2득점과 7회 대타 나승엽의 홈런으로 3점을 따라 붙었지만 점수를 뒤집지 못했다.
빈타에 허덕였다. 이날 한국 타선은 대만 마운드를 상대로 3안타 2볼넷을 얻어내는 데 그쳤다. 삼진만 8개를 당했다. 선발 린위민에게 4와 3분의 2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3삼진 2점을 기록하며 침묵했고, 이후 대만 불펜진에게도 밀리며 고개를 숙였다.
기회는 있었다. 2회 선두타자 윤동희가 투수 앞 땅볼을 쳤지만, 투수의 송구 실책으로 1루를 밟으며 출루했고, 4회에도 홍창기가 선두타자 볼넷으로 출루하며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6회엔 김도영이 1사 후 볼넷에 이어 도루를 성공하며 득점권에 위치했다. 세 번의 기회 모두 중심타선 앞에 만들어지면서 득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한국은 단 2점만 내는 데 그쳤다. 4회 1사 2루에서 나온 김도영의 적시 2루타와 2사 후 나온 박동원의 중전 적시타로 2점을 얻었다. 하지만 2회 무사 1루 기회는 5번타자 박동원의 병살타로 무산됐고, 6회 1사 2루에선 4번타자 윤동희가 3루수 땅볼로, 5번타자 박동원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점수를 얻지 못했다. 4회 추가 득점 기회에선 6번타자 문보경이 초구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기도 했다.
클린업트리오로 배치된 윤동희와 박동원, 문보경은 모두 4번타자 후보들이었다. 국내 평가전과 대만 평가전 때까지 고민하게 만들었던 4번타자였다. 문보경은 평가전 타율 0.200(15타수 3안타)로 타격감이 좋지 않았고, 박동원은 타율 0.400(10타수 4안타)로 좋았지만 장타가 2루타 하나밖에 없을 정도로 해결사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네 차례 평가전에서 2개의 홈런을 포함해 타율 0.333(9타수 3안타)로 활약한 윤동희를 대만전 4번타자로 낙점했지만 침묵했다.
해결사 부재가 아쉬웠던 경기였다. 특히 노시환과 김영웅의 빈 자리가 아쉬웠다. 당초 류중일 감독은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노시환을 미래의 4번타자로 낙점해 키울 요량이었으나, 올해 정규시즌 부진으로 낙마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김영웅 역시 올해 28홈런을 때려내며 거포 좌타자로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대회 직전 부상으로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하며 류 감독의 한숨을 자아내기도 했다.
결국 해결사 부재 문제는 첫 경기 대만전 참사로 이어졌다. 선발이 6실점으로 빠르게 무너졌지만 불펜의 6이닝 무실점 견고함은 증명했다. 하지만 타선이 뒤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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