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디지털 수출' 쾌거…데이터 사이언스로 금융사 한계 넘는다
금융상품 판매 아닌 소프트웨어로 해외行
현대카드가 금융사 최초로 인공지능 플랫폼을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데이터 사이언스로 금융사의 한계를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사의 오랜 관행이었던 지점 설립을 통한 금융상품 판매가 아닌 소프트웨어 판매로 해외 진출에 성공하며 '테크 프로바이더'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달 일본 빅3 신용카드사인 스미토모 미쓰이 카드에 자사 인공지능(AI)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에 알려진 가격은 수백억원대로 지금까지 단일 소프트웨어 최대 규모의 수출 기록인 2018년 티맥스소프트의 60억원을 훌쩍 넘긴 규모로 금융사는 물론 테크업계의 그 어떤 기업도 이루지 못한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로써 현대카드가 본업인 카드·신용판매업을 넘어 데이터 사이언스 기업으로 확장했다는 평이다.
UNIVERSE는 데이터를 정의하고 구조화하는 태그 시스템과 수많은 AI를 통해 고객의 행동·성향·상태를 예측해 직접 타기팅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돕는 고객 초개인화 AI 플랫폼이다.
마케팅뿐 아니라 업무 고도화, 제휴 사업 확장 등 모든 사업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금융·유통사들이 사용해 온 단순 마케팅 툴과의 차별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에 더해 금융사뿐만 아니라 고객을 분석하는 모든 업종에 적용할 수 있어, 데이터 사이언스를 비즈니스에 접목하려는 의지가 있는 기업이라면 업종에 상관 없이 맞춤형으로 구축할 수 있는 범용성까지 갖췄다.
현대카드의 이번 UNIVERSE 수출을 두고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금융업계의 오랜 관행을 깨부수고, 180도 새로운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이정표를 세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국내 금융기업들은 대부분 지점을 설립해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방식을 고수해 왔고, UNIVERSE와 같은 AI 소프트웨어를 판매한 사례는 현대카드가 유일무이하다.
금융사업 및 금융 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한 사례가 있지만 이 역시 '금융'이라는 본업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현대카드의 UNIVERSE 수출에 대해 업계에서는 데이터 사이언스에 공들여 온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통찰과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15년 페이스북에 "조금은 낯설지만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며 "현대카드를 '카드사'에서 '디지털 IT 기업'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에 10년간 데이터 사이언스와 AI 역량 강화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이같은 노력은 데이터 사이언스 고도화라는 값진 성과로 이어졌다.
현대카드는 국내·외 19개 챔피언 브랜드로 구성된 PLCC 생태계를 기반으로 모든 산업군을 통틀어 전례가 없던 데이터 동맹을 구축했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결제기업인 비자와 글로벌 데이터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시장을 무한 확장하고 있다. 이는 회원 수와 시장 점유율 증가 등의 효과로 이어졌다.
실제 현대카드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파트너사로 구성된 데이터 동맹 내에서 현대카드 및 현대카드의 파트너사 회원 2억4500만명을 대상으로 유니버스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2000여건이 넘는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마케팅 협업이 유니버스를 통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유니버스의 우수성이 사전 검증됨과 동시에 PLCC 비즈니스를 통해 유니버스가 더욱 고도화될 수 있었다는 게 현대카드의 설명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전통적인 금융사의 한계를 넘어 금융사 첫 대규모 AI SW 수출 기록을 써낸 데에는 지난 10년간 미래를 내다본 데이터 사이언스 투자가 있어서 가능했다"며 "특히 유니버스 수출은 수백명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기술을 내재화하며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쌓아온 현대카드가 100% 순수한 자체 기술 및 경험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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