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기금출연료 반년 만에 2조…소비자까지 '불똥'

이세미 2024. 11.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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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기금출연료로 쓴 돈이 한 해 동안 1000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올해 들어 반년 동안에만 2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기금출연금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입장에선 기금출연금은 매달 납부하는 필수불가결한 비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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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만 1조2000억 넘어
대출 가산금리 인상 '부채질'
소비자에 부담 전가 '도마 위'
5대 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이 기금출연료로 쓴 돈이 한 해 동안 1000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올해 들어 반년 동안에만 2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같은 기금출연금이 고객들에 대한 대출 가산금리를 매길 때 적용된다는 점이다. 은행권이 이같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까지 번지면서 한동안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개 모든 은행들의 기금출연료 지출은 총 1조9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1228억원) 늘었다.

이중 5대 은행의 기금출연금은 1조237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5%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2633억원으로, 우리은행은 2569억원으로 각각 7.0%와 21.3%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신한은행은 2464억원으로, 하나은행은 2427억원으로 각각 8.9%와 7.1%씩 기금출연금이 증가했다. 농협은행의 기금출연금도 2282억원으로 4.2% 늘었다.

은행의 기금출연료는 금융소비자의 대출 금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되는데 가산금리는 대출 원가와 목표 이익률, 리스크 관리 비용 등이 반영된다.

이 과정에서 은행이 내는 교육세나 예금보험료, 기술보증기금 출연금 등 각종 기금출연금인 법적 비용이 가산금리에 반영된다. 은행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등의 보증기관에 법정출연금을 납부하고, 보증사고가 나면 이들 보증기관이 대위 변제를 한다.

이를 두고 은행들이 해당 보증기관에서 대출을 받는 차주에게 은행의 출연료율과 동일한 비율을 가산금리에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결국 은행권의 기금출연금이 늘어날수록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애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으로부터 받은 기금출연료 현황을 보면 5대 은행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이들 보증기금에 낸 출연료는 5조6197억원에 달하는 등 해마다 증가세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가산금리 세부 산정 내역을 공시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은행의 대출금리 산정 체계를 제도화하고 가산금리를 산정할 때 기금출연금, 교육세 등 법적 비용을 포함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리 산정을 투명하게 하고 소비자에게 법적 비용을 전가하지 않도록 하자는 게 핵심 골자다.

금융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별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운영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산정 기준 또한 영업 기밀 사항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금출연금의 경우 은행의 수익과 관련이 없다고 강조한다.

게다가 법적 비용을 제외한다고 해도 그만큼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점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시장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금리를 조정하고 있는 추세라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기금출연금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입장에선 기금출연금은 매달 납부하는 필수불가결한 비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기금출연금의 경우 저신용자를 위한 대위변제 재원으로 쓰이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의 수익과 관계가 없고 이를 제외한다 하더라도 금리 부담이 덜어지는건 아니며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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