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세 소령 출신 방송인, 미군 이끈다…'좌파 장군' 때려잡기 특명
" 이 자식은 대체 누구야?(Who the fuck is this guy?) "
지난 12일 차기 미국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44)를 두고 미 방위산업 관계자가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내놓은 반응이다. 한 재향군인은 “역사상 가장 자격 없는 후보자”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세계 최강 미군을 지휘하는 실무 총책임자인 국방장관에 40대 예비역 소령을 발탁하자, 군과 국방 전문가들이 받은 충격은 상당했다.
그도 그럴것이 1947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국방장관직을 만든 이래 이 자리는 군인 출신의 경우 예비역 장성이나 낮은 계급이었어도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이들이 맡아왔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지만 국방부에 근무해본 적이 없고, 전역 후 주요 경력이 방송 진행인 헤그세스와 대비된다.
아프간·이라크 참전용사…폭스뉴스 간판 진행자
전역 후 2012년 미네소타주 상원의원에 도전했다 실패했다. 2014년 폭스뉴스에 전문가 패널로 출연한 것을 계기로 2016년부터 ‘폭스 앤 프렌즈 위켄드’ 등 이 방송사 간판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해 왔다. 트럼프는 이날 SNS 트루스소셜에 헤그세스 지명 사실을 밝히면서 “(헤그세스는) 폭스뉴스 진행자로서 이 플랫폼을 군과 예비역을 위해 싸우는 데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공수부대 지원 동성애자 적다”며 군 다양성 조롱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정권인수팀이 은퇴 장성들로 구성된 ‘전사 위원회’를 설립해 부적합한 리더십을 보인다고 평가받은 3성·4성 장군을 해임할 계획이며 그 임무를 수행하는 게 헤그세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표적인 제거 대상으론 지난 2020년 경찰에 의해 살해된 조지 플로이드와 관련해 연설한 적도 있는 흑인 4성 장군인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이 지목됐다. 블룸버그통신은 “헤그세스란 비전통적 선택을 통해 정치적 중립을 자랑하는 국방부에 급진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1기 행정부 시절 장성 출신 ‘어른들의 축’의 방해에서 벗어나 해외 군사개입 최소화와 ‘거래’ 논리에 입각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마음껏 추진하기 위한 인선이란 평가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첫 임기 때 해외 미군 철수 등의 정책을 민간 및 군 지도자들에 의해 막혔다고 여기며 국방장관 인선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고 전했다.
“김정은도 사람 죽이는 것 안 좋아할 것” 옹호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를 고려했다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는 “백악관이 헤그세스에 국방부 예산을 절감하고 조달 예산을 기술혁신에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임무를 부여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트럼프와 머스크의 긴밀한 관계도 국방부의 향후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국방부와 맺고 있다.
방송인 경력도 중요한 요소다. 2016년부터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헤그세스는 방송을 통해 사실상 ‘트럼프의 홍보 채널’ 역할을 해왔다. CNN은 “자신의 메시지가 TV 시청자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중시하는 트럼프는 방송인 출신 헤그세스에 중책을 맡겼다”고 평가했다.
전쟁범죄 군인 구명 논란도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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