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만큼 애견 미용 실력 쑥쑥… 자격증 도전 자신감 뿜뿜”
삼성희망디딤돌 2.0 애견 미용 교육 2차 현장 봉사 나선 7명의 청년들
지난 6일 경기도 안성에 있는 450여 마리 유기견 보호시설에 자립준비청년 7명을 포함한 자원봉사자들이 강아지 위생미용을 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검은색 상하의 유니폼과 팔토시, 방수 신발을 착용하고 삼성이 지원한 애견미용 전문 클리퍼 등 ‘007가방’ 도구 세트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힘든 기색 없이 ‘견생’ 첫 애견미용을 앞둔 강아지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정성껏 돌보는 손길이 제법 전문가처럼 보였다. 지난달 10일에 이어 두 번째 봉사였는데 한 달 사이 애견미용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져 이날은 무려 22마리의 털을 밀어줬다. 1차 봉사 때는 10마리 애견미용에 진땀을 뺐었다.
애견미용 봉사는 예비 예견미용사에게는 값진 현장 경험이다. 자립준비청년들은 샌드위치로 가볍게 점심을 때운 뒤 오후 늦은 시간까지 애견미용 봉사에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안효범 벤자민애견미용학원 대표는 “교육생들의 유기견 보호시설 봉사는 실습의 의미이자 재능도 기부하며 선한 영향력을 주자는 취지”라면서 “봉사하고 집에 갈 때는 모두 기절할 정도로 힘든 일이지만 보람도 크다. 좋은 애견미용사로 성장할 발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자립준비청년 A씨는 “처음에는 많이 떨리고 긴장됐다. 강아지들이 말을 안 듣고 혹시 물릴까봐 걱정도 했지만 생각보다 순하고 말을 잘 들어서 편하고 쉽게 미용을 했다”면서 “내 정성과 시간이 필요로 하는 곳에 쓰이고, 그 온기를 나눌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립준비청년 B씨도 “학원에서 배우는 것도 좋았지만 부족했던 부분을 실습으로 보강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며 “손이 점점 빨라지고 정확해지는 것을 느꼈고 실력이 향상되면서 강아지에게 스트레스를 덜 줄 수 있게 돼 뿌듯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눔이란 누군가에게 나의 것을 주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내가 갈고닦은 실력을 강아지들에게 선사할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후원금 없이 자선사업으로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시설의 관계자는 시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하면서 애견미용 봉사에 나서준 자립준비청년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보호시설에 근무하는 안지수 팀장은 “지난달 자립준비청년들이 예쁘게 미용해 새 프로필을 찍고 SNS에 올린 강아지가 좋은 주인을 만났다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날 유기견 애견미용 봉사에 참여한 7명의 자립준비청년은 지난 8월부터 삼성희망디딤돌2.0 애견미용 교육 과정을 수강하고 있다. 총 4개월 교육 과정인데 매일 삼성전자 기흥 기숙사에서 경기도 수원 소재 벤자민애견미용학원을 왕복하며 국가공인 민간자격증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3급’ 합격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삼성은 교육 과정 입과자 전원에게 77만원 상당의 애견미용 도구 풀세트 등을 지원했다. 자립준비청년이 개인적으로 추가 비용 없이 실습하고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돕는 차원이다. 지난해 8월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함께일하는재단 등 4개 기관과 협력해 출범한 삼성희망디딤돌2.0은 자립준비청년이 기술·기능 역량을 쌓아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부터 애견미용과 온라인광고·홍보, 중장비 운전, 네일아트 미용사 등 4개 과정이 추가 개설돼 총 9개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애견미용 교육 과정에 참여한 자립준비청년 C씨는 “삼성희망디딤돌2.0을 친구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면서 “원석을 가공하기 전에는 아무런 값을 받지 못하지만 가공 후 그 값어치는 높아진다. 배움에는 끝이 없고, 미래를 본다면 충분히 추천할 만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립준비청년 D씨도 “전체 교육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수업이 체계적이고, 열심히 노력해 자격증을 취득하면 진로 선택지가 넓어지고 새로운 길이 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런 직무교육이 있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삼성희망디딤돌2.0 애견미용 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난 뒤에는 보통 동물병원에 취직한다. 다음 달 3급 자격증 시험을 앞둔 자립준비청년 E씨는 “교육이 끝나면 동물병원 수의 테크니션으로 일하면서 2급과 1급 시험에도 도전할 생각”이라며 “일하고 배우면서 애견미용 분야에서 더 맞는 방향을 찾아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수의 테크니션은 동물병원이나 그 외 관련기관에서 수의사의 지도하에 동물의 간호 또는 진료를 보조하는 일을 말한다. 한 자립준비청년은 애견미용에 푹 빠져 이달 한국애견협회가 주관하는 애견미용 대회 출전을 준비 중이다.
안성=김혜원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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