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강에서] 신앙의 뿌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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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AD 325년 현재의 튀르키예에서 열렸던 니케아공의회가 1700주년을 맞는 해다.
호러스 언더우드와 헨리 아펜젤러 선교사가 1885년 부활절에 우리나라에 첫 발을 디딘 지 1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니케아공의회가 신앙의 정체성을 지켰다면 한국교회의 선교는 미지의 땅에 복음을 전하는 데 기여했다.
결국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신앙인들 각자의 노력이 복음을 키우고 유지하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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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AD 325년 현재의 튀르키예에서 열렸던 니케아공의회가 1700주년을 맞는 해다. 호러스 언더우드와 헨리 아펜젤러 선교사가 1885년 부활절에 우리나라에 첫 발을 디딘 지 1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AD 325년과 1885년, 튀르키예와 우리나라에서 각각 벌어진 두 사건은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됐다. 이 사건들이 신앙의 후대인 우리가 복음의 결실을 누릴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줬기 때문이다.
니케아공의회는 부활절을 확정한 회의다. 춘분 이후 첫 만월 직후의 주일을 부활절로 정하는 오랜 전통이 이때 확립됐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독교의 핵심 교리인 삼위일체와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공식화하면서 기독교 신앙의 기초를 다진 것이다.
니케아공의회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기독교가 복음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신앙의 나침반’을 제공했다. 이 때문에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신앙의 후예들은 니케아공의회를 기념하고 있다. 이는 신학적 논쟁이 격화된 오늘날에도 교회 공동체의 본질과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
역사적 가치를 따지자면 1885년 선교사들의 내한도 간과할 수 없다. 선교사들이 오기 전부터 한글로 번역된 쪽복음서를 갖고 있었던 우리나라는 복음의 역사에서 특별한 나라로 꼽힌다. 초기 선교사들의 본격적인 사역 이후 한국교회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고 오늘날 선교사 파송 세계 2위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이어졌다. 이런 역사가 19세기 말 우리나라를 찾은 선교사들의 작은 헌신에서 비롯됐다. 오랜 역사와 신앙 선배들의 헌신 위에 세워진 한국교회가 최근 여러 위기에 직면해 있다. 세속화와 교단 분열, 도덕성 위기가 그 예다. 문제의 원인이 초심을 잃어서인지, 지나친 제도화로 인한 권위주의 때문인지 다양한 진단이 나오지만 원인은 하나다. 복음의 첫 열정을 잊었기 때문이다.
니케아공의회와 한국 선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신앙의 본질을 지키고 이를 세계로 확산하려는 노력이다. 니케아공의회가 신앙의 정체성을 지켰다면 한국교회의 선교는 미지의 땅에 복음을 전하는 데 기여했다. 한국교회의 2025년은 니케아공의회가 지키고자 했던 신앙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복음의 본질과 선교적 열정을 회복하는 원년이 돼야 한다.
복음은 고립된 파편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선과 같다.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우리 교회가 유일하다는 편견을 걷어낸 뒤 남는 건 결국 복음이다.
세계적인 복음주의자 존 스토트는 저서 ‘기독교의 기본진리’에서 “복음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을 통해 삶의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고 말했다. 복음이 개인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을 지닌다는 의미다.
신앙인의 삶의 변화 또한 중요한 가치다.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복음은 값싼 은혜를 거부하고 진정한 제자의 길로 우리를 초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는 실천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결국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신앙인들 각자의 노력이 복음을 키우고 유지하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이미 2025년을 기념하기 위해 교계가 들썩이고 있다. 다양한 학술 토론회와 대형 기념행사 등에 대한 발표가 이어진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건 회개와 갱신을 위한 성찰이다. 그리고 삶의 변화다. 이런 노력 없이 맞이하는 기념의 해는 공허할 뿐이다. 회복의 노력 속에 기념의 해를 맞이해야 새로운 1000년, 또 다른 100년을 그릴 수 있다.
장창일 종교부 차장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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