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문체부의 ‘대한민국’ 통합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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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문화예술계에 거창한 이름의 두 축제가 새롭게 생겼다.
9월 1~30일 '대한민국미술축제'와 10월 4일~11월 10일 '대한민국은 공연중'이다.
또 미술계에 따르면 문체부가 내년 대한민국 미술축제는 대한민국 공연중처럼 추진단을 꾸릴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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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문화예술계에 거창한 이름의 두 축제가 새롭게 생겼다. 9월 1~30일 ‘대한민국미술축제’와 10월 4일~11월 10일 ‘대한민국은 공연중’이다. 두 축제 모두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며 대한민국 전역을 포함한다.
대한민국미술축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가 2015년 국민의 미술품 향유의 문턱을 낮추고 미술시장 확대를 위해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미술주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좋은 반응을 얻자 이듬해 문체부와 예술위는 국·공·사립 미술관, 화랑, 3대(광주·부산·서울) 비엔날레 등 100여개의 미술 단체와 협력해 개최했다. 국내 최대 미술축제가 된 미술주간은 2018년부터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봄에 열리던 국내 최대 규모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가 2022년부터 9월로 개최 시기를 옮기는 한편 세계적 아트페어인 영국 프리즈(FRIEZE)와 공동으로 코엑스에서 열면서 미술주간의 판이 대폭 커졌다. 그러자 문체부는 올해 미술계의 여러 행사를 연계한 통합 축제 브랜드 ‘대한민국 미술축제’를 만들었다. 10년 가까운 미술주간의 역사가 있는 데다 미술 생태계에서 민간 시장의 비중이 커서인지 문체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
이와 비교해 대한민국 공연중은 문체부 주도로 급하게 만들어진 데다 일방적으로 치러져 현장의 불만이 크다. 대한민국 공연중은 10월에 열리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서울아트마켓(PAMS), 웰컴 대학로 페스티벌, 국공립 예술단체의 공연을 중심으로 청와대 야외 공간에서 열리는 가을음악회 등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공연들을 모아 놓았기 때문이다. 상반기부터 공연계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받았다지만 지난 8월에야 사업추진단을 발족시킨 만큼 프로그램 리스트가 급하게 채워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 실례로 몇몇 예술단체는 대한민국은 공연중에 포함된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별들의 낭독회’ 등 일부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공연중을 위해 급하게 기획됐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은 공연중이라는 통합 브랜드를 내세우느라 막상 그 안에 포함된 축제나 행사는 그 내용이나 예술가에게는 초점이 맞춰지지 못했다. 여기에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또 한 번 빛나는’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또 한 번 빛나는 무용’ 등에 선정된 작품의 기준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적 지원에 의존하는 산하기관과 예술단체들이 문체부에 문제를 제기하기란 어렵다.
지난 9월 대한민국은 공연중 간담회에서 유인촌 장관은 “예술가들이 공연의 준비와 유통, 발표까지 가는 과정에 우리(문체부)가 희망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올해 축제를 토대로 내년에는 SPAF와 PAMS를 더욱 확대하는 등 한국이 아시아 최대 공연예술 마켓이 되도록 해외 교류를 준비하고 예술시장으로서의 의미를 심어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축제가 끝난 뒤 남은 것은 문체부의 ‘대한민국 공연중’이란 타이틀뿐이다.
문체부는 최근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내년부터 한국 문학 홍보와 해외 진출을 위한 전국 단위의 ‘대한민국 문학축제’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또 미술계에 따르면 문체부가 내년 대한민국 미술축제는 대한민국 공연중처럼 추진단을 꾸릴 것이라고 한다. 예술계에서는 이러다가 문체부가 장르별로 ‘대한민국’을 앞세운 통합 축제를 만들어 주도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민간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무시하고 국가 중심의 일원화를 추구하는 것은 개발독재 시대에나 어울린다.
장지영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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