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차르 정치’… 의회 우회, 정책 속도전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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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실행할 인사들을 발표하며 '차르'(Czar·러시아 황제)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CNN은 12일(현지시간) "인사 결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대통령 당선인은 새로운 부류의 후보자 '차르'의 지위를 격상시켰다"며 "트럼프 2기에는 차르가 군림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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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 직책에 막강한 권한 부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실행할 인사들을 발표하며 ‘차르’(Czar·러시아 황제)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차르는 장차관 같은 공식 직함이 아닌 비공식적인 직함이다. 러시아 황제처럼 광범위하고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의회 인준을 우회해 자신의 정책 의제를 실현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가 담긴 직책이다.
CNN은 12일(현지시간) “인사 결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대통령 당선인은 새로운 부류의 후보자 ‘차르’의 지위를 격상시켰다”며 “트럼프 2기에는 차르가 군림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핵심 공약인 국경 통제와 불법 이민자 추방을 담당할 인사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발표하면서 통상적 직함이 아닌 ‘국경 담당 차르’로 명명했다. 트럼프는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를 ‘에너지 담당 차르’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버검 주지사는 당초 에너지부나 내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으나 광범위한 직책인 ‘에너지 차르’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나섰다가 사퇴하고 트럼프를 지지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도 보건 관련 이슈를 포괄적으로 담당하는 ‘차르 같은 역할’을 맡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트럼프는 또 ‘무역 차르’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원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차르의 권한은 광범위하다. 부처 장관과 달리 상원의 인준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취임 첫날부터 트럼프의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다. 트럼프 측 인사는 CNN에 “트럼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근접성”이라며 “트럼프와 길 건너편에 있는 기관에서 일하고 있다면 이미 한 발 뒤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르라는 명칭을 트럼프가 처음 사용한 것은 아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에볼라 확산 방지 등 긴급한 의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르라는 비공식 직함을 가진 공무원 20여명을 임명한 바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Y2K 차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에이즈 차르’ 등을 임명했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국경 정책에 관한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받아 ‘국경 차르’로 불렸다.
트럼프는 이런 ‘차르 정치’를 한 단계 격상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CBS뉴스는 “차르는 대통령이 성가신 ‘견제와 균형’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차르는 역할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법적 권한 문제가 항상 논란이 돼 왔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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