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252) 단풍 불길 속으로

2024. 11. 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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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효 시인

단풍 불길 속으로
박경용(1940~ )

흩날리는 불티에
움찔움찔 소스라치며

구르는 불똥을 밟고
불길 속을 헤쳐간다.

제철에
제 이름값 하는
빨간 단풍나무 샛길로.
-자작나무의 봄(리잼)

나이는 숫자에 불과
늦게 온 단풍이 전국을 물들였다. 마치 불타는 듯한 단풍나무 물든 길을 간다. 흩날리는 단풍은 불티 같아 움찔움찔 소스라치고, 떨어진 단풍은 구르는 불똥처럼 보인다. 불길 같은 단풍이 있어 가을은 축복받은 계절이다.

18세 어린 나이에 동아일보와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화제를 모았던 박경용 시인은 이제 84세. 그가 중심이 되어 있는 동시조 동인지 ‘쪽배’가 13호 출간을 맞아 지난 8년 동안 발표의 기회를 갖지 못한 작품들의 특집으로 꾸미기로 하자 무려 212편을 내놓아 동인들을 놀라게 했다.

선생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저 창작의 불길이 눈부시지 아니한가? 이는 우리 모두에게 격려의 사건으로 여겨져 소개하는 바이다.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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