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보호 한도 1억원으로 올린다

성지원, 김남준 2024. 11. 1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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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예금자 보호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발의)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로 13일 합의했다. 김상훈 국민의힘·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양당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2+2 회동을 가진 뒤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포함한 6개 법안 처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르면 이달 28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한도 상향 시행 시기는 여야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예금자 보호 제도는 금융회사가 파산하거나 영업을 중단할 경우 예금자들이 예치한 돈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미·일보다 낮은 예금자보호 비판에, 여야 높이기로 합의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에게 예금자보호법 등 6개 법안을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는 내용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김 의장, 더불어민주당 진 의장,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뉴시스]
여야가 13일 예금자 보호 한도를 1억원으로 올리기로 합의하면서, 2001년부터 유지돼 온 한도(5000만원)는 24년 만에 늘어나게 된다. 그동안 한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예금 보호 한도가 낮다는 비판이 컸다. 미국은 25만 달러(약 3억5000만원), 영국은 8만5000파운드(약 1억5000만원), 일본은 1000만 엔(약 9000만원)이 한도다.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앞으로 더 많은 고객이 더 많은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 소비자의 편익은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회사 위기 시 고객이 급하게 돈을 인출해야 할 일도 줄어든다. 다만 예금자 보호 효과가 상대적으로 소수의 고액 예금자에게 집중된다는 지적도 있다. 예금 보호 한도를 1억원으로 높이면 보호받는 예금의 비율은 현재 51.7%에서 59%로 약 7.3%포인트 상승하지만 보호받는 예금자 수는 현재 98.1%에서 99.3%로 1.2%포인트만 오르기 때문이다.

시행 초기에는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저축은행 같은 제2금융권으로 자금이 쏠리는 이른바 ‘머니 무브(자금 이동)’ 현상도 예상된다. 금융당국 분석에 따르면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릴 경우 저축은행의 예금이 현재보다 16~25%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여야는 이 밖에 ▶첨단산업 전력공급 등에 관한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 ▶추서계급에 따라 각종 예우와 급여를 제공하는 군인·공무원 재해보상법 ▶위기청년 전담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위기청년지원법 개정안 등 국민의힘이 제안한 법안 처리에도 합의했다. 민주당 제안 법안 가운데선 ▶대부업자 자기자본 요건을 1억원으로 상향하는 대부업법 ▶건축물 구조부 변경 시 허가권자에게 구조 안전 확인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건축법 개정안 등의 정기국회 내 처리에 의견을 모았다.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 등 일부 이견이 있는 법안에 대해선 담당 상임위의 최우선 안건으로 올려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이날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한 국회 상임위원회에선 여야의 힘겨루기가 이어졌다. 민주당은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 예비비 4조8000억원 가운데 절반인 2조40000억원을 삭감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퇴장했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선 야당이 용산공원 관련 예산 416억6600만원 가운데 229억800만원을,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예산 전액(62억400만원)을 각각 감액한 국토교통부·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새만금개발청 소관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 의결했다.

성지원·김남준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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