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행운을 가져다주는 ‘징크스’는 없다
오늘은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이다. 오랜 시간 실력을 쌓으며 준비한 만큼 좋은 점수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은 학생들 모두가 같을 것이다. 시험을 보러 가면서 “나는 이 샤프로 문제를 풀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징크스가 있어” “나는 시험 보러 갈 때 꼭 이 옷을 입어야 문제가 잘 풀리는 징크스가 있어” 등과 같이 말하는 이가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중요한 시험이나 경기를 앞두고 자신만의 습관이나 규칙 등을 정해 이를 지켜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다. 이럴 때 위 예문에서와 같이 ‘징크스’라는 단어를 쓰곤 하는데, ‘징크스’가 이 같은 상황에 잘 어울리는 단어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징크스’를 찾아보면 ‘재수 없는 일. 또는 불길한 징조의 사람이나 물건’ ‘으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악운으로 여겨지는 것’이라고 풀이돼 있다. ‘징크스’에는 이처럼 부정적 의미가 담겨 있으나 사람들이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해 긍정적 의미로 잘못 쓰곤 한다.
다시 말해 ‘징크스’는 ‘악운’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는 부적이나 습관 등의 의미로는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나는 시험 전날 미역국을 먹으면 꼭 시험을 망친다는 징크스가 있다” “그에게는 경기 전날 손톱을 깎으면 경기에 진다는 징크스가 있다” 등과 같이 부정적인 상황을 나타낼 때 ‘징크스’를 써야 한다.
오늘만큼은 모든 이가 ‘징크스’를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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