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만 북한군, 쿠르스크서 전투 참여중”…국정원도 확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3일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북대서양이사회(NAC) 참석에 앞서 “북한군이 전투에 투입됐고 현재 말 그대로 전투 중”이라며 “이것은 단호한 대응을 요구하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동부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을 대상으로 한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처음 확인했다. 이는 ‘북·러 연합군’의 실체가 공식화했다는 뜻으로, 파병 국면의 중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군사 관련 거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고, 사상자 발생으로 인한 파급효과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국정원은 13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지난 2주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해 전장에 배치를 완료했고, 이미 전투에 참여 중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관련 첩보와 정보를 수집,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무부 베단트 파텔 부대변인도 12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1만명 이상의 북한 병사들이 러시아 동부로 파견됐고, 그들 대부분이 쿠르스크주로 이동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 작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최전방 작전의 핵심 기술인 참호 클리어링(참호내 적병 등 위험요소 제거)을 포함한 기초적 보병 작전과 무인기, 화포 등에서 북한 군인들을 훈련시켰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전투 작전 관여’가 전장에서 교전까지 이뤄졌다는 뜻인지는 확실치 않다. 러시아가 백병전 방식으로 북한 전투 요원을 전선에서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군이 전장에 투입됐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러시아의 반대급부 제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고가치 기술과 외화 등 파병 대가를 챙겨놓고 종전 이후를 대비하는 게 김정은에겐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북한군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면 북한 내부적으로 파급력이 클 수 있다.
김정은이 지난 11일 북·러 조약(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비준하고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본격화하면서 한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개입 여지도 커졌다. 러시아로부터의 무기 기술 지원은 물론, 북·러 연합훈련 현실화 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군 당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술핵, 핵 추진 잠수함, 정찰위성 등 북한의 4대 군사 과업에 관한 러시아의 기술 지원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위에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런 기술 이전을 레드라인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맞선다는 이유로 러시아를 끌어들여 연합훈련을 벌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북·러는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 국면에서 북·러 연합훈련을 꺼내들고 연합훈련에 부정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한·미, 북·러 양쪽의 연합훈련을 모두 중단시키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 또 북한이 도발 주체나 수단, 피해 유발의 고의성 등을 애매하게 설정한 회색지대 방식의 국지 도발을 한 뒤 군의 대응을 무력 침략행위로 규정해 러시아의 군사 개입을 정당화할 가능성도 있다.
정영교·이근평·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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