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분야 유망 스타트업 총출동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고 매경이코노미와 씨엔티테크가 주최한 ‘2024 패스트 트랙(FAST Track) 데모데이’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농식품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대중에 알리고, 이들의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지난 11월 5일 오후 1시 매경미디어센터 12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앞서 국내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를 통해 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화 교육, 전문가 멘토링, 투자설명회(IR) 컨설팅, 투자자 네트워킹 등 다양한 보육 프로그램을 수료한 12개 업체는 이날 행사에서 사업을 소개하고 심사위원으로부터 사업성을 평가받았다. 또한 실제 투자자와 상담을 통해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K푸드 밑거름 ‘푸드테크’
이날 행사에는 스마트팜 관련 기업이 다수 참여했다.
정밀 농업 솔루션 ‘드로니아’를 운영하는 더대시가 대표적이다. 드로니아는 농업 현장에서 인적·물적 자원을 실시간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리 계획이 입력된 농작업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현장에 투입된 인력과 재료의 규모·비용 등을 관리해준다. 농작업이 완료된 후에는 자동으로 보고서까지 제작한다. 서비스를 이용한 농가는 현장에 가지 않고 농장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어, 작업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트랜스파머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농촌 토지를 분석해주는 서비스가 주력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농업에 활용하고 싶은 토지를 검색하면, 트랜스파머는 AI 분석을 기반으로 해당 토지에 대한 활용 가능성을 계산한다. 토지 면적과 공시지가, 예상 시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용자에게 토지 활용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 토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농촌 단위 토지개발 컨설팅도 진행한다.
팜커넥트 역시 AI를 활용해 농업 효율성을 높여주는 서비스다. 작물 수정을 유도하는 벌의 활동을 분석해 생산성을 높여주는 방식이다. 벌의 활동량이 높을수록 작물 착과율(열매가 열리는 비율)은 높아진다. 팜커넥트는 농장에 있는 벌통에 분석 카메라를 설치해 벌의 출입량과 꽃가루 양 등을 정밀하게 탐지한다. 이를 통해 농장 환경을 분석하고, 농작물이 열매를 풍성히 맺을 수 있도록 최적의 관리 방법을 제안한다.
트윈나노는 전도성 잉크를 활용해 농업 현장의 효율성 증대를 꾀한다. 원적외선 모듈 열풍기가 대표 제품이다. 전도성 잉크 기술을 활용해 만든 이 제품은 원적외선을 방출해 실시간 향균과 탈취 효과를 일으켜 농장 미생물 증진을 억제한다. 농산물 세포 조직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있다.
친환경을 내세운 그린바이오 업체도 눈길을 끈다. 선인장과 귤껍질 등 농업 부산물을 활용해 친환경 원단을 만드는 그린컨티뉴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 선인장 가죽을 개발한 업체로 유명하다. 농업 부산물로 폐기 처리되는 선인장을 가죽 개발에 활용해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다.
에이스멀치는 100% 자연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종이멀치를 만든다. 멀치란 잡초가 자라거나 땅의 수분 감소를 막기 위해 식물 주위에 뿌리는 짚단이나 낙엽 등을 일컫는다. 대부분 농가에서는 폐비닐을 활용하는데, 사용 후 이를 처리하기 위해 소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상당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이스멀치는 천연 첨가물 코팅 기술을 개발해 3~6개월 내 완전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종이멀치를 만든다.
올리프는 친환경 사료를 제조한다. 올리프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촌에서는 물고기 1㎏을 키우기 위해 5㎏의 생사료(어린 물고기를 얼려 만든 사료)를 급여한다. 생사료 급여는 해양자원 고갈 문제는 물론, 검사·관리 체계 부재로 위생 문제도 심각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올리프는 곤충을 활용해 대안을 제시한다. 유충을 가공해 친환경 사료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토포랩은 분자 농업 기술을 기반으로 희소 연료 물질을 대량 생산하는 플랫폼을 개발한다. 국내에서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던 고부가가치 희소 원료 물질을 식물 조직 배양 기술로 자급화한다는 목표다.
다수 푸드테크 업체도 이목을 끌었다.
슬런치팩토리는 비건 대체식품 제조업체다. 회사는 주로 두부 제조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해 비건 대체식품을 만든다. 지난해 9월에는 식물성 소시지 제조기법 특허도 출원했다. 비건 냉동 간편식부터 비건 뷔페 등 직영 매장을 선보이며 비건 식문화를 전파하는 중이다.
호랑이 역시 외식 브랜드 사업과 상품화 사업을 모두 전개한다. 배우 이장우 씨가 공동 창업자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이장우 씨가 최근 가락시장 인근에 차린 매장 ‘우불식당’이 호랑이의 대표적인 외식 브랜드다. 석촌호수 근처에 위치한 순댓국 전문점 호석촌도 마찬가지. 여러 브랜드가 인기를 끌며 2025년에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편의점과 협업해 각종 소스와 간편식을 내놓는 등 상품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루카스는 식당 위생을 책임지는 업체다. 광고와 주문 기능이 탑재된 자동 살균 외식 테이블을 개발해 판매한다. 테이블 내부에 삽입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광고 영상 출력부터 음식 주문까지 가능하다. 디스플레이 하단에는 살균 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각종 식기류 살균이 동시에 이뤄진다.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와 이미 판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유일한 펫테크 프릿지크루도 눈길을 끌었다. 반려동물 미용 예약 플랫폼 ‘헬로티피’를 운영하는 프릿지크루는 반려동물 산업의 디지털화를 추진한다. 반려동물 업계 최초로 펫 전자동의서와 알림장, 알림톡 등의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투자 연계까지
이날 행사는 스타트업이 실제 투자자와 마주하는 투자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사로부터 사업과 투자 유치 관련 실질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자리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어필할 경우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투자사는 유망 스타트업의 사업 모델과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실제 투자 집행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체와 투자사 모두에게 기회의 장이 됐다.
상담 부스에 참여한 한 투자사 관계자는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이 대체로 잘 준비가 돼 있다는 느낌”이라며 “아직 사업 초기라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지만 함께 보완해나간다면 충분한 사업성을 지녔다고 판단되는 업체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를 나눈 업체들과 협업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4호 (2024.11.13~2024.11.19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보, 10억은 넘을 줄 알았는데”...찬바람 부는 이곳 [김경민의 부동산NOW] - 매일경제
- 아름다운 수지의 남몰래 기부...SNS 댓글로 알려져 - 매일경제
- 렉서스 ES 조용한 질주...‘사서 고생’ 전기차 대신에? [CAR톡] - 매일경제
- 입주 앞둔 올림픽파크포레온, 갑자기 7억 ‘뚝’ 왜? - 매일경제
- 성전환한 머스크 아들, 트럼프 이기자 “미국 떠나겠다” - 매일경제
- 머스크와 손잡은 LG에너지솔루션...주가도 ‘쑥’ - 매일경제
- 미 여성들, 트럼프 당선 직후 ‘낙태약’ 사재기 열풍…왜? - 매일경제
- 한강 넘어 문학과 독서 관심 급증…텍스트힙 열풍 타고 부활하나 - 매일경제
- “트럼프와인 파나요?” “완판입니다”…물량 확보에 ‘진땀’ 수입사 어디? - 매일경제
- “트럼프 당선 후 200%↑”…도지코인 상승세 어디까지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