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받은 손흥민, 토트넘 떠날 수도…사우디가 다시 노린다" 영국 매체 중동이적설 또 점화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현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으로 갈 수 있다는 이적설이 다시 한 번 제기됐다.
토트넘이 손흥민 계약기간을 2026년 6월로 늘린 뒤 사우디 이적을 원한다는 얘기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13일(한국시간) '손흥민의 토트넘 계약에 대한 실망'이라는 주제로 지금 시점에서의 손흥민 현실을 알렸다.
토크스포츠는 토트넘이 손흥민과 다년 계약할 의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
매체는 "손흥민은 장기 계약을 놓고 협상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토트넘은 기존 계약에 포함된 1년 기간 연장 옵션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이에 따라 손흥민은 2026년 여름까지 계약을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손흥민은 다음 시즌 이후엔 자유계약으로 떠나며 토트넘에서 10년 이상을 활약하는 셈이 된다"고 했다.
토트넘이 현재 맺고 있는 손흥민과의 계약을 기간만 1년 늘릴 예정이며, 토트넘 팬들이 원하고 손흥민이 염두에 둔 3년 정도의 다년 계약엔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같은 날 영국 스퍼스웹도 "손흥민이 장기 계약을 제안받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소식 때문에 손흥민 측이 놀랐다. 좋은 영향은 아니며 사우디아라비아 측이 그를 영입할 기회를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내년 여름 상당한 이적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손흥민도 리스트 위쪽에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두 매체의 보도는 시각 차가 있지만 종합하면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2026년 6월로 1년 늘릴 것이 확실시 되며 내년 여름에 사우디 구단이 이적료를 주고 손흥민 데려가려는 시도를 다시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지난해 여름 불거졌다가 사라졌던 손흥민의 중동 이적설이 다시 한 번 점화된 셈이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8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2200만파운드(약 393억원)의 이적료로 토트넘과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두 차례 더 계약서를 다시 썼는데 2018년 7월 재계약을 통해 5년 계약서를 새로 체결했다. 이어 지난 2021년 7월엔 연봉 180억원(추정)에 4년 짜리 새 계약서에 사인했다.
손흥민의 연봉은 토트넘 최고액이지만 프리미어리그 전체로 넓히면 40위권 정도로 알려졌다.
그런데 현 계약서에 나타난 손흥민 만료일이 토트넘 의지에 따라 2025년 6월30일이 아닌, 2026년 6월30일로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지난해 드러났다. 드문 케이스는 아니고 나이가 20대 후반에 접어든 선수들에게 구단이 종종 내미는 옵션이다.
이를 아는 영국 언론은 지난 6월부터 토트넘이 재계약보다는 1년 연장 옵션 활성화를 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1992년생 손흥민이 32살이다보니 토트넘이 다년 계약을 새로 체결하기보다는 그를 1년 더 지켜보지 않겠냐는 것이다.
신문은 "토트넘이 손흥민에 대한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조만간 발동할 예정"이라며 "토트넘은 손흥민과 2021년 7월 마지막 계약을 체결했는데, 구단은 1년 더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이어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알리기만 하면 된다. 토트넘과 손흥민 모두 옵션 발동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옵션이 행사되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 이상을 함께하게 된다. 손흥민 영입은 토트넘 이적시장 역사에서 최고의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텔레그래프의 논조는 토트넘이 내년 여름에 계약을 끝내지 않고 1년 더 늘린다는, 다소 긍정적인 어조이긴 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손흥민이 부상으로 몇 경기 빠졌음을 고려하더라도 그의 기량이 여전히 건재하고, 마케팅 가치가 어마어마하다는 점에서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이 몇 년은 더 토트넘에 머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국 TBR 풋볼에 이어 이번엔 토크스포츠까지 토트넘과 손흥민의 2026년 결별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앞으로 손흥민의 행보를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 6일 'TBR 풋볼'이 손흥민과 토트넘의 인연은 2026년 6월로 끝난다고 못 박아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
TBR 풋볼은 "토트넘은 현재 손흥민 측에 한국 윙어와의 잠재적인 신규 계약에 대한 협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며 "토트넘 주장을 맡고 있는 선수의 캠프는 재계약 협상을 잘 하고 있다가 이같은 구단 결정에 충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현 계약을 1년 더 연장하는 옵션은 활성화하지만 재계약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새로운 내용이다. 아울러 토트넘의 이런 통보에 손흥민이 충격을 받았다는 것도 흥미롭다. 이 보도가 나간 뒤 토트넘 팬들은 그야말로 '뒤집어'졌다.
손흥민과 재계약 협상까지 잘 이어나가다가 일방적으로 철수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도 비슷한 시기에 같은 내용을 전했다. 손흥민 측은 토트넘의 결정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토트넘이 손흥민의 미래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당장 그에게 장기 계약을 제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대신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180도 바뀐 토트넘의 태도에 손흥민 측은 큰 충격을 받았다. 초기 계약 논의 단계에서는 모든 당사자가 뜻을 같이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토트넘 내부 인사 중에서도 손흥민과 내년에 아름답게 결별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토트넘 전 스카우터 브라이언 킹은 "손흥민과 계약을 맺고 있는 동안에 여전히 손흥민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리 케인의 계약이 1년 남은 상황에서 1억 파운드(약 1806억원)에 팔았다면, 유럽에서 손흥민을 위해 최소 5000만 파운드(약 903억원)를 지불할 클럽이 많을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는 손흥민과 서포터즈를 달래고 손흥민에게 마음의 평화를 줄 수 있는 좋은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토트넘 시절 손흥민 최고의 파트너였던 월드 클래스 공격수 해리 케인은 지난해 여름 토트넘을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당시 케인과 토트넘 간의 계약은 1년밖에 남지 않았다. 1년만 기다리면 케인을 이적료 없이 영입할 수 있었지만, 뮌헨은 토트넘에 1억 파운드(약 1806억원)를 지불하고 케인을 영입했다. 축구인생에서 하나도 없는 트로피를 위해 결단을 내린 케인과 스트라이커가 없어 골머리를 앓았던 뮌헨, 그리고 케인의 연봉을 더 이상 올려줄 수 없었던 토트넘이 모두 웃은 계약이다.
손흥민의 경우, 내년에 33살이 되기 때문에 지난해 30살에 이적한 케인보다는 몸값이나 연봉이 떨어질 수 있으나 그래도 900억원은 받을 수 있다는 게 킹의 주장이다.
토트넘도 이 정도 액수라면 흔쾌히 받아들이고 손흥민을 내보낼 수 있다고 킹은 믿는다.
물론 지금 토트넘 현실에서 손흥민이 사라지면 타격이 크다고 주장하는 프리미어리그 레전드도 있다. 호주 출신 골키퍼 마크 슈워처가 그렇다.
그는 "토트넘 선수단 뎁스(선수층)를 더 늘려야 하고 토트넘은 지금 그만큼 뎁스가 없다. 미키 판더펜이 부상을 당하면 대체자가 없고 손흥민도 부상으로 나가면 대체자가 없다. 두 선수는 포스테코글루의 최고의 선수인데 그들이 시스템의 핵심 선수여서 그들이 빠지면 토트넘 스타일의 축구를 하기 정말 어려워진다"라고 평가했다.
슈워처는 이어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을 향한 많은 비판은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 토트넘이 우승하는 데 큰 목표가 있고 포스테코글루와 대화를 나누면 그는 모두 이를 알고 있다. 그는 커리어 내내 이런 비판을 겪으면서 해내 왔다"라며 "하지만 리그와 대회를 우승할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고 있다"라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어쨌든 손흥민 결별 시기는 토트넘 선수단의 가장 큰 이슈가 됐다.
2026년 6월에 토트넘을 떠나는 것은 손흥민 입장에선 좋은 시나리오는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토트넘에서 2026년 이후까지 계약 안을 보장받거나, 아예 내년 여름에 이적료 없는 자유계약 신분으로 떠나는 것이 좋다.
내년 6월 33살이 되는 선수에게 누가 제안을 하겠냐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최근엔 선수 생명이 길어지다보니 나이 든 선수들이 좋은 제안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게다가 손흥민의 마케팅 파워도 대단하고, 지난 시즌부터 플레이메이커 기질도 곧잘 발휘하고 있어서 손흥민 입장에선 차라리 내년에 이적료 없이 결별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하면 손흥민은 내년에 이적료를 지불하는 구단이 나타나기를 기다려야 한다. 지불하려는 구단이 없다면 토트넘에서 1년 더 뛰고 2026년 6월 자유계약 신분으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은 내년에 사우디 구단이 거액의 이적료를 들고 나타나 손흥민 영입 요청하기를 바랄 수도 있다.
사실 토트넘은 오일 머니 유혹에 솔깃할 만하다.
지난해부터 손흥민은 오일머니로 세계적인 축구스타들을 수집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유혹을 받고 있다. 당시 손흥민이 사우디 알 이티하드로부터 4년 총액 최대 2400억원을 제안받았다고 알려져 화제가 됐다.
사우디의 관심에 손흥민은 "난 아직 사우디아라비아에 갈 준비가 안 됐다. 프리미어리그가 좋고, 프리미어리그에서 할 일이 남았다"라며 이적설을 부인하고, 토트넘에서 계속 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사우디가 토트넘에도 손흥민 이적료로 900억원 정도를 지급할 태세를 드러내고 있어 토트넘은 손흥민 이적을 통한 차익실현 등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2015년 손흥민을 400억원 지불하고 독일 레버쿠젠에서 데려왔는데 10년 잘 쓰고 내년 여름 900억원에 판매하면 그간 셔츠 등 마케팅 수입으로 얻은 수천억원 이익과 더불에 손흥민 영입 하나로 대박을 치는 셈이다.
그러나 토트넘 팬들과 관련 매체들은 손흥민이라는 존재가 토트넘 위상에 끼친 막대한 영향력을 생각하며 그를 잔류시키는 게 여전히 유무형 이익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일부 유럽 매체들은 손흥민이 내년 혹은 2년 뒤 시장에 나오면 그를 데려갈 빅리그 유명 구단들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손흥민은 영국 공영방송 BBC를 통해 토트넘에 헌신하고 싶은 자신의 신념이 크게 변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손흥민은 "10년 동안 한 팀에서 뛰는 건 훌륭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나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팀에 무언가를 돌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내가 토트넘에 온 이유는 우승을 위해서다"라며 토트넘에서 우승을 차지해 구단의 레전드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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