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조업, 기술 수준 격차 심화…사업 재편 시급

기술수준별 동종업종 내 기술경쟁력이 높다고 응답한 비중. 부산상의 제공

부산지역 제조업은 고위 기술군 업종의 비중이 작고 중·저위 기술군 비중이 높은 구조를 보여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기술혁신과 사업 재편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3일 발표한 ‘부산지역 제조업 기술 수준 동향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산업연구원의 기술 수준별 분류를 기반으로 지역 주요 제조업체 37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의 고위 기술군 제조업 출하액 비중은 6.1%로, 전국 평균(24.0%)을 크게 밑돌았다. 대전(27.2%), 광주(26.8%) 등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큰 격차를 보였다. 이는 부산 지역에 반도체, 이차전지, 의약품 등 성장성이 높은 고위 기술군 기업이 부족하고 의료 및 정밀 기기, 항공기 부품 등 지역 내 고위 기술군 업종의 매출 규모도 미미하기 때문이다.

반면, 식료품, 섬유 등 저위 기술군 제조업의 출하액 비중은 19.1%로 전국 평균(12.7%)을 웃돌았다. 또 철강과 기계 등 중위 기술군 제조업 출하액 비중은 74.8%에 달해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부산과 동남권이 국내 최대의 기계부품소재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와 충북처럼 중·고위 기술군 제조업이 균형을 이루는 지역과 비교하면 부산은 중위 기술군 제조기업의 사업 재편 필요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기술 경쟁력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고위 기술군 기업 중 50%는 국내 경쟁력이 높다고 응답했으나, 해외 경쟁력이 높다는 응답은 25%에 그쳤다. 반면, 저위 기술군 기업은 해외와 국내 경쟁력이 대등하거나 해외 경쟁력이 높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아 글로벌 시장에서 더 나은 경쟁력을 보였다.

연구·개발(R&D) 투자에서도 격차가 뚜렷했다. 매출액의 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 비율은 고위 기술군이 35%였으나, 중위 기술군은 4%, 저위 기술군은 없었다. 연구개발 인력 비중도 고위 기술군이 75%를 차지했지만, 중위 기술군은 6%, 저위 기술군은 3%에 불과했다.

부산상의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기술 수준이 높은 기업일수록 고용과 매출,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크다”며 “첨단 고부가가치 업종 육성을 통해 산업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제조업 사업 재편을 총괄 지원할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신산업 진출,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등 기업별로 필요한 부분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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