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러닝족1000만 명, ‘당뇨인’ 안전하게 달리려면?

최지우 기자 2024. 11. 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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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성모병원 성형외과 전동근 교수는 "당뇨병 또는 당뇨발 환자의 러닝은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24 당뇨병 팩트시트에 의하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 유병자는 533만 명이었으며 당뇨병 전 단계 인구는 14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민 열 명 중 네 명이 당뇨병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최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러닝(Running)이 각광을 받으며 러닝 인구 1000만 명 시대가 도래했다. 러닝 열풍은 당뇨병 환자들의 건강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인 러닝은 ▲혈당조절 ▲인슐린 감수성 개선 ▲합병증 감소 등 여러 측면에서 당뇨병 증상 개선을 위한 활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닝은 발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는 고강도 운동이다. 이러한 자극은 자칫 당뇨병 환자에서 심각한 족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1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성형외과 전동근 교수의 도움말로 당뇨발에 대해 알아봤다.

당뇨병성 족부병변, 즉 당뇨발은 당뇨병을 가진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다양한 족부 이상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의 약 20%가 평생 한 번 이상 당뇨발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간 노출된 고혈당에 노출돼 말초혈관 및 신경 손상에서 비롯되는 구조적 변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그 결과 발가락의 감각 저하를 비롯해 ▲크고 작은 상처 ▲발의 모양 변화 ▲심각한 피부 괴사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발가락 또는 발을 절단해야 할 수 있다.

당뇨발 발생을 예방하고 건강한 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국내 한 연구에 의하면, 당뇨병 환자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하지 절단 발생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뇨병 또는 당뇨발 환자의 러닝은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 적절하지 못한 운동 방식은 오히려 당뇨발 증상을 유발하거나 급격히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발 궤양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적극적인 러닝은 금기에 해당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성형외과 전동근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게 산책, 슬로우 조깅과 같은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지만, 합병증을 가지고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예를 들어 감각 저하로 본인의 발가락 염증 또는 괴사가 진행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발에 직접적인 체중이 실리는 고강도 러닝보다 수영이나 자전거와 같은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가 안전하게 운동하기 위해서는 발에 큰 압력이 전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야외 활동 시 쿠션감이 있는 신발과 양말을 착용하고 보행량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되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신발은 너무 조이거나 헐렁하지 않은 것을 선택하고, 신었을 때 물집이나 상처가 생겼던 신발은 다시 신으면 안 된다.

활동 이후에는 발을 깨끗이 씻어 청결을 유지하고 발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한다. 정상인보다 발 감각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동상이나 화상을 유발하는 냉·온찜질은 지양해야 한다. 이외에도 저혈당에 빠지지 않도록 공복보다는 식후 운동을 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동반자와 함께하는 것이 좋다.

전동근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게 주기적인 운동은 말초혈관의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운동 방법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당뇨발은 작은 상처에도 쉽게 악화될 수 있고 조기 치료에 실패하면 수술 치료가 필요해질 수 있어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교수는 “당뇨발은 절단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가 늦어지기도 하는데 1주일 사이로 완전 회복과 절단의 결과가 뒤집힐 수 있는 만큼 증상이 관찰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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