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가 2.84% 급락…反中 루비오·월츠 발탁에 중국·대만 긴장 모드
지난 12일 오후 홍콩 항셍주가가 전날보다 2.84% 급락한 1만9846.88포인트로 마감했다. 대중 강경파로 알려진 마코 루비오(53) 미국 플로리다주 공화당 상원의원이 트럼프 2기 국무장관에 발탁됐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팔자 주문이 몰린 탓이다. 이날 항셍 중국기업 인덱스는 3.11% 떨어진 7127.14포인트로 마감해 하락 폭이 더 컸다. 하락세는 13일에도 이어졌다.
루비오 의원의 국무장관 발탁에 중국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제페이(解飛) 중국 시사 평론가는 SNS에 “루비오는 미국 의회에서도 ‘악명높은’ 반중 선봉대”라며 “산에 비가 내릴 듯 바람이 누각에 가득하다(山雨欲來風滿樓)”는 시구로 미·중 충돌을 우려했다. 한 네티즌은 강경 매파의 중용을 우려하며 “중국 내부 ‘친미파’의 공간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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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교부, 루비오 의원 두 차례 제재
미국 매체들의 보도대로 루비오가 국무장관에 취임한다면 향후 중국과 외교 교섭을 책임지게 된다. 그런데 루비오는 중국 외교부의 제재 리스트에 두 차례 오른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이다. 지난 2020년 7월 13일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 8월 10일 자오리젠 대변인이 중국 비자 발급과 입국, 자산 동결 및 중국 기관과 거래나 협력이 금지되는 제재 대상 인물임을 확인했다. 2021년 6월 중국이 제정·시행한 ‘반(反)외국제재법’으로 제재의 법적 기반까지 마련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미·중 외교채널이 막힐 상황에 중국 전문가들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왕후이야오(王輝耀) 중국국제화센터(CCG) 이사장은 본지에 “미국도 신장, 홍콩 등을 이유로 많은 중국 정치인을 제재 명단에 올렸기 때문에 상호 해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도 양안 관계 악화를 우려하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대만 연합보는 13일 “2명의 매파 입각은 트럼프가 ‘대만 카드’를 계속 휘두르겠다는 취지”라는 기사를 싣고 “트럼프는 '보호비'를 받은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입을 다물고 있어 대만은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선거 기간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보호하는 대가를 청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어떻게 보호할지는 언급하지 않은 점을 들어 반중 성향의 민진당 현 정부가 기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말을 아꼈다. 다만 경제 당국이 내수 확대를 강조하며 악화할 무역 환경에 대비를 촉구했다. 중국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11일 관영 경제일보에 기사를 싣고 “향후 한동안 중국 국내 시장이 경제 순환을 주도하는 특징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개위는 “강대하고 근성 있고 믿을 수 있는 국내 대순환은 중국 발전의 기초이자 생명선”이라며 “내수 확대라는 전략적 기반을 확고히 파악하고 국내 초대형 시장과 강력한 생산능력의 우세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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