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믿을 건 소맥뿐?…하이트진로·롯데칠성, 소맥이 살린 3분기
롯데칠성, 와인·청주 부진 속 소·맥에 숨통 트여
경기 침체로 내수 소비 부진이 이어지며 주류시장의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주와 맥주가 분전하며 주류업체의 실적을 떠받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5% 증가한 70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857억원으로 4.8% 늘어났고, 당기순이익도 438억원으로 100.9% 증가했다.
주류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소주와 맥주 모두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주종별로 살펴보면 소주 부문의 3분기 매출액은 3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고, 영업이익은 481억원으로 53.4% 증가했다. 국내 출고량 증가는 제한적이었지만 '진로골드' 등 일부 제품의 수요 개선, 가격 인상 효과 등이 더해지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참이슬' 등 희석식 소주 외에 증류식 소주 '일품진로'도 10월까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는 등 힘을 보탰다.
맥주 부문도 지난 7월 첫선을 보인 신제품 '테라 라이트'가 선전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3분기 맥주 매출액은 24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409.2% 증가한 211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저칼로리 주류에 대한 높아진 선호를 반영해 선보인 테라 라이트가 출시 2주 만에 1000만병 판매를 돌파하는 등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테라 라이트 출시 이후 전체 맥주의 유흥용 500mL 병 출고량이 직전 3개월 대비 15.2% 증가하는 등 전체 맥주 사업을 견인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올해 마케팅 비용 효율화를 지속하며 영업이익을 개선할 수 있었다"며 "전체 주류시장 규모의 축소에도 신제품 출시와 다브랜드 제품 전략으로 긍정적인 실판매를 이끌어 매출 또한 3분기 연속 성장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도 부진한 시장 환경 속에서 소주와 맥주가 주류사업을 받치고 서 있는 모습이다. 롯데칠성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연결 기준 1조6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87억원으로 6.6% 감소하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 특히 내수 소비 경기의 둔화로 경쟁이 치열해진 주류사업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3분기 주류사업 매출액은 2042억원으로 전년 동기(2011억원) 대비 1.5%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97억원으로 30.7%(43억원) 줄어들었다.
주종별로 살펴보면 '백화수복'으로 대표되는 청주 매출이 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한데다 와인 매출도 176억원으로 10.9% 하락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위스키 등 스피리츠 부문의 하락 폭은 19.3%에 달했다. 여기에 여름철 성수기 마케팅을 확대하면서 광고 판촉비 지출을 늘린 점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주력 상품인 소주와 맥주가 분전하며 실적의 버팀목이 됐다. 지난해 3분기 약 110억원 수준이던 제로슈거 소주 '새로'의 매출이 약 4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에 힘입어 3분기 롯데칠성의 소주 매출액은 8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 맥주 역시 '크러시'가 연착륙하는 모습을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16.0% 늘어난 23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소주 2712억원, 맥주 678억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6.5%, 12.9% 늘어났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주류시장 악화 영향에도 소주의 신제품(새로 살구) 효과에 따라 동종업체와 비교해 성장성은 여전히 두드러졌고, 맥주의 경우 신제품으로의 브랜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성수기 시즌의 효과를 고려한 성장이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칠성은 이번 실적 발표와 앞선 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통해 국내 음료·주류 사업의 중장기적인 성장에 대한 한계를 언급한 만큼 향후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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