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맨 황철순, 징역 9개월로 감형…"항소심선 반성 모습 보여줬다"

‘징맨’으로 알려진 보디빌더 황철순(40)씨가 연인을 때린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9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1심에서 받은 징역 1년보다 다소 낮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1부(부장판사 곽정한)는 13일 폭행치상·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황씨에게 “원심 형이 다소 무겁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트레이너 황철순씨. 사진 tvN ‘코미디빅리그’ 캡처

재판부는 “황씨가 1심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주장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공소사실과 무관한 내용으로 피해자를 비난하는 등 불리한 양형 요소가 있었지만, 당심에서는 범행을 인정하고 여러 차례 반성문과 함께 반성하는 모습을 재판부에게는 보여줬다”고 밝혔다. 1심 때 법정 구속된 황씨는 이날 수의를 입은 채 법정에 출석했다.

감형에는 황씨가 재판부에 제출한 형사공탁금도 반영됐다. 황씨는 1심 재판 때 형사공탁금 2000만원, 2심 재판 때 3000만원을 냈다. 형사공탁은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피해자 위로 등을 명목으로 법원에 일정 금원을 맡기는 제도다. 피해자는 이 돈을 수령하거나, 원치 않을 경우 회수동의서를 제출해 피고인에게 돈을 돌려보낼 수 있다.

1·2심 과정에서 피해자 A씨는 2000만원과 3000만원 모두 수령 거부 의사를 구두로 밝혔으나, A씨가 2심 과정에서 회수동의서를 제출한 것이 역설적으로 원심 파기 이유가 됐다. A씨는 최근 2심 공탁금 3000만원에 대해 회수동의서를 제출했는데, 재판부는 “나머지 2000만원은 수령 의사가 있다는 것인지 없다는 것인지 고민했다. 3000만원 회수동의서만 낸 것을 보면 2000만원은 수령 의사가 있다고 봐야 되지 않느냐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심 재판부는 “황씨가 2000만원을 공탁했으나 피해자가 거절 의사를 내비치고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앙형 이유로 참작했다”고 밝혔는데, 2심 재판부가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서 형이 낮아진 것이다. 2심 재판부는 “2000만원 수령 의사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원심 형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날 법정엔 A씨가 참석하지 않아 재판부가 수령 의사에 대한 명확한 답은 듣지 못했다.

황씨는 지난해 10월 16일 전남 여수시의 한 건물 야외 주차장에서 당시 연인이었던 A씨와 말다툼을 하다 주먹으로 A씨의 얼굴과 머리를 때리고 A씨의 머리채를 잡은 뒤 차량으로 끌고 가 폭행을 이어간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A씨의 휴대전화를 바닥에 던져 파손하고 운전석 문을 주먹으로 내려쳐 찌그러뜨린 혐의도 받는다. 이 일로 A씨는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골절 등 상해를 입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