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위 실세' DOGE 수장된 머스크 "세금낭비 순위 매길 것"(종합)
"가장 어이없는 세금낭비 사례에 대한 순위표를 만들겠다."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에서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DOGE)’ 수장을 맡게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대대적인 관료주의 개혁을 예고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일등공신으로 손꼽히는 그는 차기 행정부 전반의 예산·정책의 칼을 쥐면서 말 그대로 '실세 중의 실세'로 등극하게 됐다.
머스크 CEO는 1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에서 "우리가 중요한 것을 삭감하거나 또는 낭비인 것을 삭감하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마다 알려달라"라고 밝혔다. 그는 투명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모든 활동을 온라인에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민들의 세금을 가장 터무니없이 어리석은 방식으로 쓴 것에 대해서는 이를 순위화한 '리더보드(a leaderboard)'를 만들겠다면서 "이는 극도로 비극적이지만 극도로 재밌을 것"이라고 했다.
해당 글은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 CEO와 기업가 출신 친(親)트럼프 정치인 비벡 라마스와미를 신설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한 직후 게시됐다. 같은 날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이 두 훌륭한 미국인은 함께 미국 정부의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없애고, 낭비적인 지출을 줄이고, 연방 기관을 재구조화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이들이 이끄는 정부효율부를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인류 최초로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에 나섰던 '맨해튼 프로젝트'에 빗대면서 "미국 구하기 운동의 핵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업 CEO 출신을 앞세운 신설 부서가 정부 개혁을 이끌도록 함으로써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기업가적 접근 방식을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머스크 CEO와 함께 수장직을 맡은 라마스와미 또한 생명공학 기업을 창업한 CEO 출신이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 최연소 후보로 출마했으나 사퇴 후 노골적인 친트럼프 행보를 보이며 ‘충성파’로 눈도장을 찍은 인물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과정에서도 머스크 CEO를 수장으로 한 정부 효율 및 비용 절감 관련 부서를 출범시키겠다고 예고해왔다. 이에 머스크 CEO 역시 연방정부의 예산을 최소 2조달러 삭감할 수 있다고 공언해왔다. 이는 기존 예산 대비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간 가디언은 "이번 지명은 민간 부문에서 트럼프를 도와온 지지자 2명에 대한 보상"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위해 슈퍼팩(정치자금 모금단체) '아메리카 팩'을 설립해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56억원)를 쏟아부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도 대선 승리 선언 당시 "우리에게는 새로운 스타가 있다"며 머스크 CEO를 추켜세웠었다.
특히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 CEO가 한때 밀었던 가상화폐 ‘도지코인’에서 따온 DOGE를 해당 부서 약어로 삼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명이 공식 발표된 이후 도지코인 가격은 급등세를 나타냈다.
머스크 CEO와 라마스와미가 이끄는 정부효율부는 독립적인 자문위원회로 운영된다. 재산 대부분이 주식인 머스크 CEO는 주식 백지 신탁과 같은 제약들로 인해 연방정부 부처 장관이 아닌 고위급 위원회 수장 자리를 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 CEO가 테슬라 등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던 것처럼 연방 정부 및 기관에서 수백만 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해고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머스크 CEO가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영향력을 통해 자신의 계열사와 관련한 연방 조사, 소송 등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해당 부서의 개혁 작업이 늦어도 2026년 7월4일 이전에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 작은 정부, 더 높은 효율성, 덜 관료적인 정부는 독립선언 250주년을 기념하는 미국에 완벽한 선물이 될 것"이라며 "그들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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