깁스했어도 글씨 연습, '토끼머리띠' 어르신들 졸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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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금 기자]
나는 전라남도 해남군 화산면의 문해교사로 4년째 일하고 있다. 지난 11일 월요일 오후 2시, 힘찬 도약으로 살맛 나는 으뜸 해남군에서는 제4회 꿈보배 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지난 3월, 86세 어르신 등 12명의 입학식이 열렸던 바 있다(관련 기사: "배움의 열망에 박수"... 86세 신입생 입학한 꿈보배학교 https://omn.kr/27w1k ).
▲ 졸업생들 풍경 |
ⓒ 염정금 |
▲ 김금임 어머니 우수상 수상 깁스를 한 상태로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왼손으로 쓰는 열성적인 학구파 학습자 |
ⓒ 염정금 |
더구나 2024년 전국 시화 전에서는 글꿈상을, 엽서 전에는 글꽃상을 수상, 전라남도 시화전에 제출한 시화가 모두 수상을 이루는 쾌거를 거둘 정도로 성과가 크다.
이날 정현아 팀장 사회로 진행된 4회 졸업식은 면 단위 학습관 교육 영상스케치를 시작으로 국민의례, 내빈 소개, 문해교사 소개(25명), 졸업장(대표 14명) 수여, 최고령(김정순), 우수상(김금임, 오분임, 박양심, 한옥순) 수여, 이사장 인사말씀, 내빈 축하말씀, 학습자(오분임), 가족(외손자, 임형철), 이장(현산면) 소감, 시화 낭독 (김점자), 폐식 및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되었다.
명현관 교육재단 이사장은 500억 장학 증서를 갖고 있다는 설명과 교육도시 해남으로 가는데 더욱 힘쓰겠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 필자가 교육하고 있는 화산면 구성리 학습관 어르신들 졸업장과 꽃다발을 든 학습자들이 '할 수 있다' 를 외치고 있다. |
ⓒ 염정금 |
▲ 오분임 졸업생 소감 발표 울먹이며 소감을 발표하는 오분임 학습자의 떨리는 음성에 졸업생들도 숙연해졌다. |
ⓒ 염정금 |
반면 김금임 학습자 외손자 임형철 씨가 "하마도 섬에 살아 배울 수 없던 외할머니가 깁스한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글씨를 쓰면서까지 공부하는 할머니가 자랑스럽고 멋지다"라고 전했을 때, 또 현산면 이장이 나와 "처음 학습관이 생길 때만 해도 그냥 하는 공부려니 했는데 이처럼 열심일 줄 몰랐다. 마을 이장들이 나서서 못 배운 어르신을 꿈보배 학교로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의 소감을 전했을 때는 참석자들은 힘찬 박수로 같은 마음을 전했다.
▲ 제 4회 해남 꿈보배학교 졸업식 사진 졸업식 후 단체 기념 촬영 |
ⓒ 해남 교육 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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