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정원’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국내 최고 토너먼트 코스로 자리매김

정대균 2024. 11. 13.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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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폐막 KPGA투어 챔피언십 개최
장유빈 등 출전 선수들로부터 찬사 쏟아져
모기업 백성학 회장의 전폭적 지원 힘입어
지난 10일 막을 내린 KPGA투어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을 통해 골퍼들 사이에서 꼭 찾고 싶은 골프장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 제주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모름지기 골프장은 출가한 딸이 친정에 왔을 때 느끼는 편안함과 따뜻함을 손님들에게 줘야 한다.”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에 자리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의 모기업인 (주)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의 평소 지론이다. 백 회장의 이른바 ‘친정 서비스론’은 지난 10일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억 원) 때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본인은 정작 골프를 하지 않으면서도 백 회장은 대회 기간 내내 현장에 상주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대회의 성공을 위해 앞장섰다. 그도 그럴 것이 대회의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투어 챔피언십은 올 시즌 KPGA 제네시스 포인트 순위 상위 70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이었다. 한 마디로 한국 남자 골프 최정상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대회였다. 백 회장으로서는 선수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귀하디 귀한 손님이 아닐 수 없었다.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에서 KPGA투어 정규 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해 KPGA투어 구단 대항전이 개최됐으나 2라운드짜리 이벤트 대회였다. 그럼에도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는 자신들이 마치 주최측인양 전사적으로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출전 선수와 가족, 그리고 KPGA 관계자들로부터 찬사가 쏟아진 건 당연했다.

백일홍과 성불오름의 오묘한 조화.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총 36홀(회원제 북-서코스, 대중제 동-남코스)로 운영중인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는 2020년에 세계적인 모자기업인 (주)영안모자가 인수하면서 재탄생했다. 영안모자가 인수한 뒤 국내 최고의 골프 코스 관리 업체인 (주)대정골프와 자회사인 (주)대정TM이 코스 관리 및 운영을 위탁하면서 한 마디로 환골탈퇴에 성공한 것.

세계적인 골프 설계자인 피트 다이(미국)가 제주 천혜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한 채 디자인한 사이프러스는 영안모자가 인수하기 전까지만 해도 골퍼들 사이에서 평가절하됐던 곳이다. 코스 레이아웃과 주변 환경에 비해 코스 관리가 제대로 안됐기 때문이다.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는 일단 입지 조건부터 엄청난 특혜(?)다. 제주도내 골프장 중에서 가장 제주도다운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성불오름 등 7개의 오름이 코스 전체를 감싸고 있다. 대중제보다 50m 가량 높은 해발 300m에 조성된 회원제 코스에서는 성산 일출봉과 그 너머 제주 먼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이 골프장은 일단 진입로부터 남다르다. 1km 이상 되는 도로 양쪽으로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은 삼나무(사이프러스)가 마치 격렬한 환영의 사열을 하듯 도열해 있다. 뿐만 아니다. 밑둥에는 마치 화동들이 꽃술을 흔들며 반기는 듯 수국 등 다양한 꽃들이 계절을 바꿔가며 온갖 교태를 부린다. 그러니 들어서는 순간부터 어찌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수 있을까.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의 락가든.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시작부터 이럴진대 198만3471㎡(60만평)의 골프 코스는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한 마디로 거대한 식물원 또는 야생 동물원을 탐방하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피톤치드를 양산하는 3중 구조의 편백나무 숲을 비롯해 202종의 다양한 수종과 야생화가 지천에 널려 있어 마치 식물도감을 보는 듯하다.

특히 7월이면 자생 야생화인 탐라산수국 등 다양한 색깔의 수국 천지로 변한다. 이 시기에는 매년 수국 축제가 열린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로 접어 들면 백일홍과 코스모스, 핑크뮬리, 수선화, 꽃기린, 구절초, 오버댐, 감국, 산국, 털머위, 팔손이, 버들마편초 등 이름만으로도 눈과 귀가 솔깃해지는 다양한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 정도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흠잡을 데가 하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백 회장은 출전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 그리고 팬들이 골프장에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는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운영사인 대정TM의 민규영 대표를 비롯한 전 임직원들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원 소유주인 고 남상수 남영비비안 회장의 부조.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민 대표는 “회장님의 전폭적 지원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최상의 코스 컨디션을 만들 수 있었다”라며 “특히 수목과 화초는 회장님께서 조예가 깊은 분야다. 당연히 평소 특별 관심 사항이기도 하다. 대회 기간은 말할 것도 없고 사시사철 우리 골프장에 들어서면 꽃 향기가 진동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타인을 위한 배려심은 상대를 향한 지극한 공경과 예우에서 비롯된다. 백 회장의 그러한 심성은 골프장 인수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일화로 입증되고 남는다. 그는 골프장을 인수한 뒤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의 원소유주였던 남영비비안의 고 남상수 회장의 업적을 기리는 부조물(浮彫物)을 마련하도록 했다.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십중팔구는 새로운 인수자가 자신을 드러내는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백 회장은 자신의 존재는 꼭꼭 숨긴 대신 원래 소유주를 드높이는 일에 발벗고 나선 것. 클럽하우스 로비에서 스타트 광장으로 나가기 전 통로 벽면에 있는 고 남상수 회장의 부조는 그렇게 해서 탄생됐다.

백 회장의 온정은 투어 챔피언십 기간은 말할 것도 없고 평상시에도 골프장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아랫목 구들장 처럼 따뜻한 온기, 그대로로 전달되고 있다. 그러니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칭찬과 감사 릴레이가 이어진 것은 당연했다.

대형 폰드와 성불오름의 조화.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대상을 비롯해 주요 개인상을 싹쓸이한 장유빈(22·신한금융그룹)은 “성공적 대회 개최를 위한 골프장측의 노력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대회 개막 1주일 전 쯤 하루에 250mm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흠잡을 데가 하나 없는 코스였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투어 데뷔 15년만에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이대한(33·L&C BIO)은 “완벽한 코스 세팅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라며 “골프장에서 명예 회원증까지 보너스로 주었다. 이래저래 내게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골프장이 아닐 수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

KPGA 김원섭 회장은 “토너먼트를 개최하는 골프장 대부분은 코스를 빌려주는 것으로 자신들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협조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며 “하지만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는 마치 자신들이 주최사인양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엄지척을 해보였다.

골프장 운영을 총괄하는 배기륜부사장은 “대회 중계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칭찬 전화가 많이 걸려왔다. 당연히 예약 전화도 폭주하고 있다”라며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코스 잔디와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주변 경관이 어우러져 골퍼들을 유혹하는 것 같다.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코스 관리 및 서비스 모두에서 국내 최고 골프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10일 막을 내린 KPGA투어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 이대한에게 명예 회원증을 전달하고 있는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민규영 대표(오른쪽). KPGA

서귀포=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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