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채팅] 중국이 판짜는 ‘e스포츠 국제표준’… 정부, 손 놓고 있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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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전세계 e스포츠를 장악하려는 기세다.
중국이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출한 'e스포츠 용어 국제 표준화' 제안서가 재수 끝에 공식채택됐다.
2023년 7월에는 공산당 중앙선전부 직속 기구 부회장이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정신에 따라 e스포츠 산업 표준화에 노력할 것"을 발표하였다.
1년 뒤인 올해 7월, 중국 공영방송 CCTV의 모기업이 '국가 e스포츠 발전 연구원'을 설립하여 표준화 전략 수립을 천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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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전세계 e스포츠를 장악하려는 기세다. ‘바론 버프’를 두른 미니언들이 몰아치는 수준이다. 이미 1차 포탑은 철거되었다. 중국이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출한 ‘e스포츠 용어 국제 표준화’ 제안서가 재수 끝에 공식채택됐다. 동시에 제안서의 살을 붙여 최종 표준안을 작성하는 실무그룹인 WG12(Working Group12)를 만들고, 중국이 WG12의 컨비너(의장)를 맡는 것까지 인준되었다.
이제 최종 결과물이 세모와 네모 중 어떤 형태로 나올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결과가 뒤집힐 일은 없다.
징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9년 8월, 상하이는 ‘e스포츠 경기장 운영 및 건설에 관한 표준안’을 공포하였다. 이어 2021년 2월에는 인력자원사회보장부에서 이스포츠 관련 13개 직업 표준안을 내놓았다. 2023년 7월에는 공산당 중앙선전부 직속 기구 부회장이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정신에 따라 e스포츠 산업 표준화에 노력할 것”을 발표하였다.
이후 가속도가 붙었다. 1년 뒤인 올해 7월, 중국 공영방송 CCTV의 모기업이 ‘국가 e스포츠 발전 연구원’을 설립하여 표준화 전략 수립을 천명하였다. 개소식에는 공산당 간부 다수가 참석하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월에는 ‘상하이 국제 e스포츠 표준화 포럼’이 열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운영을 맡았던 VSPO(현 히어로 e스포츠) 창업자, 국제올림픽기구(IOC)의 2인자인 부위원장, 사우디 e스포츠연맹 회장이 참석하였다. 소위 힘 좀 쓰는 실력자들이 한데 모였으니, 이쯤되면 중국의 야심을 모르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우리 정부는 중국의 국제 e스포츠 표준화 추진을 모르고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다소 억울할 것이다. 국내 표준 관련 행정을 맡고 있는 기관은 국가기술표준원인데, 이곳은 평소 문체부와 소통할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상황을 따져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과거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필자가 근무한 이상헌 의원실이 중국의 굴기를 지적하며 우리가 표준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적극 대응하여야 한다. 중국은 이미 ‘국제 e스포츠 표준화’ 2차 제안서 제출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가 중국보다 먼저 제안해야 한다. 게임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우리 쪽으로 틀어야 한다. ISO 표준화 수립 과정을 지휘하는 주요 자리를 중국이 장악한 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룰을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표준화가 중요한 이유는 경기 룰, e스포츠 대회 운영, 경기장 설계, 선수 관리 이 모든 것들을 주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주도의 e스포츠 국제 표준이 완성된다고 갑자기 모든 것이 바뀌진 않는다. 국내 리그에 적용시켜야 한다는 강제성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아시안게임이나 EWC, 사우디와 VSPO가 함께 준비 중인 ACL 같은 국제 대회다. 글로벌 표준이 있으면 국제 대회에서 이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쓰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일이다. 그러다보면 국내 리그도 이를 따르게 되는 것이 예정된 수순이다.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2차 포탑, 아니 쌍둥이 포탑에서라도 막아야 한다. 넥서스가 터지는 꼴을 볼 순 없지 않는가.
이도경 강유정 민주당 의원실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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