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웹툰, 유럽·동남아 접고 미·일 ‘올인’

임송수 2024. 11. 13.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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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확대에 나섰던 국내 주요 웹툰 기업들이 유럽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고 글로벌 '빅2' 시장인 미국과 일본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기반을 닦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 북미 등 보다 검증된 시장에서 사업 역량을 집중해 경영 효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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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심해지며 마케팅 비용 급증
카카오, 3분기 스토리 매출 12%↓
수익 개선 위해 핵심시장에 집중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막한 '뉴욕 코믹콘(NYCC) 2024'의 'K-웹툰' 출판본 홍보코너. 연합뉴스


외형 확대에 나섰던 국내 주요 웹툰 기업들이 유럽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고 글로벌 ‘빅2’ 시장인 미국과 일본에 집중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는 콘텐츠 부문에서 고전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97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감소했다. 주력인 음악 사업뿐 아니라 스토리, 게임, 미디어까지 모두 부진했다.

특히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등 플랫폼을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일본 웹툰 시장을 장악한 콘텐츠 자회사 픽코마 등의 웹툰 사업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스토리 매출이 1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여파다. 웹툰 사업을 비롯한 콘텐츠 부문은 4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NHN은 웹툰 기업 코미코와 문화 콘텐츠 플랫폼 링크의 합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늘었지만 이는 링크 매출이 33% 증가한 영향이었다. 코미코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웹툰 본사 웹툰엔터테인먼트도 3분기 영업손실이 19.8% 늘었다.


이에 웹툰 기업들은 ‘선택과 집중’에 나선 모습이다. 카카오 픽코마는 지난 5월 프랑스 유럽법인 철수를 결정하고 지난 9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동남아 시장 거점인 인도네시아와 대만 사업 정리에 나섰다.

NHN은 최근 대만 웹툰 서비스 ‘포켓코믹스’를 종료하면서 동남아 시장에서 웹툰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NHN은 2022년 베트남 사업을 철수하고 지난해 7월엔 태국 코미코 법인도 매각했다. 두 달 뒤인 지난해 9월 독일에서도 포켓코믹스 서비스를 종료했다. 네이버웹툰도 2022년부터 추진하던 유럽 법인 설립을 잠정 중단한 상황이다.

이들 업체는 가성비가 떨어지는 지역을 포기하고 핵심 시장을 공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동남아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웹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엔데믹 이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불법 유통이 기승을 부리는 탓에 수익성이 악화하는 것도 발을 빼는 또 다른 이유다. 인도네시아는 100여곳이 넘는 웹툰 콘텐츠 불법 공유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 지역은 웹툰·웹소설을 콘텐츠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시장 공략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만화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한국의 약 8배 수준이다. 북미 웹툰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억9041만 달러(6870억원)에서 2030년 6억7028만 달러(939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기반을 닦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 북미 등 보다 검증된 시장에서 사업 역량을 집중해 경영 효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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