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실리는 배달 수수료 상한제… “영세업체에 毒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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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상생협의체가 수수료 인하 문제를 두고 사실상 결렬에 이르면서 배달 수수료 상한제 도입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캐나다의 일부 주·도시는 이미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했다.
코로나19 시기 미국·캐나다의 일부 주와 도시들은 빠르게 확대되는 배달 수요와 수수료 부담에 대응해 상한제를 도입, 영세 입점업체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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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수단… 신중히 접근해야”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수수료 인하 문제를 두고 사실상 결렬에 이르면서 배달 수수료 상한제 도입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캐나다의 일부 주·도시는 이미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오히려 영세 입점업체가 어려움을 겪은 사례도 있어 제도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배달앱 상생협의체의 공익위원들은 현재 배달의민족·쿠팡이츠가 전날 각각 제출한 수정 상생안의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입점업체와의 입장 차를 좁힌 합리적 대안을 제출했을 경우 추가로 회의를 열어 최종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수정안은 수수료를 낮추는 만큼 세부 비용을 입점업체에 더 전가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져 최종 타결은 어렵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상생협의체가 종료 수순을 밟으면서 대안인 상한제 도입에 점차 힘이 실린다. 대통령실과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이미 지난달 상생안 도출 실패 시 상한제를 비롯한 수수료율 법제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법안도 국회에 제출돼 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 공정화법’이 대표적이다.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한 해외 선례도 있다. 코로나19 시기 미국·캐나다의 일부 주와 도시들은 빠르게 확대되는 배달 수요와 수수료 부담에 대응해 상한제를 도입, 영세 입점업체를 지원했다. 제도 적용 대상은 가맹업체가 아닌 일반 개인음식점 제품 배달로 한정했다.
하지만 이런 규제는 영세 업체들에 독으로 돌아왔다. 마이클 설리반 캐나다 웨스턴대 조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다면 플랫폼에 대한 가격 통제’ 논문에 따르면 해당 제도가 도입된 미국 내 14개 지역에서 상한제는 시장 참여자들의 후생을 평균 6.2% 감소시켰다. 가격 상승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됐기 때문이다.
개인음식점과 가맹음식점 사이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줘신 리 미국 보스턴 칼리지 교수가 2021년 내놓은 ‘강력한 플랫폼에 대한 규제’ 논문에 따르면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한 도시에서 가맹음식점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3.6% 증가한 반면 개인음식점 수요는 6.8%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인위적 가격 통제가 낳는 부작용을 감안하면 수수료 상한제 도입은 가급적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플랫폼 전문가는 “가격 규제 자체도 기본적으로 비효율을 초래하지만, 다양하고 복잡한 거래 구조를 활용하는 플랫폼은 도입한 규제마저 우회하거나 무력하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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