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새마을금고도 주담대 제한…서민들 돈 빌리기 더 어려워졌다
연말 ‘대출한파’가 매섭다. 은행권에 이어 상호금융 등 2금융권도 ‘주택’ 관련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서다. 지난달 새마을금고를 비롯해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튀어 오르자, 금융당국이 현장점검에 나서는 등 가계부채 관리를 압박한 영향이다.
이달 들어 신협중앙회·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은 잇따라 다주택자 대상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단하고 있다. 얼어붙은 지방 부동산과 달리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수도권에 추가로 집을 살 경우다.
신협중앙회는 오는 14일부터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수도권 주택구입 자금 대출을 제한한다. 비(非) 수도권 신협에선 대출모집인을 통한 수도권 주담대 취급도 제한한다. 앞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의미다. 신협중앙회 측은 “일일 모니터링을 강화해 각 조합의 가계대출 증가 추이를 상시 점검해, 가계대출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을 막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상호금융 가운데 ‘풍선효과’가 크게 나타난 새마을금고는 이달 대출규제를 쏟아내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지난달에만 가계대출이 전달대비 1조원 급증했다. 새마을금고는 14일부터 분양주택의 잔금대출 최장 만기를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한다. 대출 만기가 줄면 대출자가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늘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 시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집단대출 대환은 물론 주담대 거치기간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앞으로 주담대를 받은 대출자는 이자만 납입하는 기간 없이 곧바로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아야 한다.
이 밖에 수협중앙회도 15일부터 다주택자의 수도권 신규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고, 거치기간도 없앤다. 이처럼 상호금융권이 잇따라 대출 문턱을 높인 것은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상호금융을 포함한 2금융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한 영향이 크다. 2금융권은 올해 안으로 가계부채 관리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뿐 아니라 금융감독원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진 업권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선다. 금감원은 12일부터 농협중앙회의 가계대출 취급 실태를 조사한다. 이후 18일 새마을금고 정부 합동감사에서도 가계대출 현황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2금융권까지 규제를 강화하면, 당장 자금이 필요한 자영업자나 신용 등급이 낮은 서민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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