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관중·홈 텃세 두렵지 않다”

고봉준 2024. 11. 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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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에 출전중인 야구 대표팀이 13일 오후 7시 30분 대만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대만전이 열리는 타이베이돔 마운드에서 적응 훈련을 하고 있는 대표팀 투수들. [뉴스1]

“세대교체의 중심인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반드시 일본으로 가겠다.”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출전을 하루 앞둔 12일 대만 타이베이 하워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과거의 영광은 잠시 뒤로 하고, 1차 목표인 본선 진출부터 이뤄내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프리미어12가 마침내 막을 올린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대만·쿠바·네덜란드 등 12개국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멕시코와 대만에서 먼저 A조와 B조 예선을 치른 뒤 일본으로 장소를 옮겨 본선과 결승전을 벌인다.

한국은 13일 오후 7시 30분 타이베이돔에서 홈 팀 대만과 B조 예선 1차전을 벌인다. 이미 멕시코에서 A조 예선이 시작된 가운데 한국과 일본·대만·쿠바·도미니카공화국·호주가 속한 B조도 단 2장의 본선행 티켓을 놓고 6일간 열전을 벌인다.

프리미어12 기자회견에 참석한 각 팀 감독. 왼쪽부터 아르만도 욘슨 쿠바 감독, 세사르 마틴 도미니카공화국 감독, 류중일 한국 감독, 쩡하오루 대만 감독. [뉴스1]

한국은 역대 프리미어12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15년 초대 대회에서 미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고, 2019년 대회에선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9년 만에 정상 복귀를 노리는 한국은 B조에서 최소한 2위 안에 들어야 본선에 진출한다. 예년 같았으면 조별리그 통과는 당연한 결과로 여겼지만, 올해 대회를 앞두고는 우려가 크다. 선수들의 부상 탓에 베스트 멤버로 대표팀을 구성하지 못한 데다 대만과 호주 등 경쟁국의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져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달 24일부터 소집훈련을 지휘한 류중일 감독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류 감독은 “호주부터 일본까지 만만한 나라가 없다. 그래서 대만과의 1차전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대만의 안방 텃세도 극복해야 한다. 대만은 아마추어 대회는 물론 WBC나 프리미어12 같은 규모가 큰 대회에서도 텃세를 부렸다. 경쟁국인 한국을 의식해 훈련 시간을 들쭉날쭉 편성한다거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경기의 흐름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대만의 텃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어졌다. 국제대회에선 개막전 전날 선발투수를 공개하는 게 관례다. 류중일 감독은 고영표를 선발투수로 낙점하고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주최국인 대만이 선발투수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류 감독은 “우리는 오른손 사이드암 고영표가 나간다. 체인지업이 뛰어난 고영표의 공을 대만 타자들이 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대만 쩡하오루 감독은 기자들의 질문에도 1차전 선발투수를 공개하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정근영 디자이너

대만전이 열리는 타이베이돔에 대한 적응도 중요하다. 지난해 개장한 타이베이돔은 대만이 국제대회 유치를 위해 만든 4만석 규모의 돔구장이다. 한국에도 고척스카이돔(1만6000석)이 있기는 하지만, 타이베이돔은 관중석이 두 배 이상 크다. 그런데도 한국대표팀이 쓸 수 있는 훈련 시간은 2시간이 전부였다.

불리한 조건이지만, 젊은 패기로 무장한 한국 선수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주전 3루수인 김도영은 “구장 자체가 크기는 하더라. 공연장 느낌도 난다”면서 “관중석이 크니까 오히려 재미있을 것 같다. 내일 경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참가한 역대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대만전 전적은 26승 16패다. 그러나 최근 5경기에선 2승 3패로 열세다. 특히 2019년 프리미어12에선 0-7로 완패해 체면을 구겼다. 류 감독은 “최근 대만전 성적이 좋지 않다. 그러나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세대교체가 잘 이뤄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젊은 선수들이 잘해주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타이베이=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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