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富村 부활…마지막 강남 입성 기회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2024. 11. 1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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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브랜드 신축 단지 줄줄이 들어서는 방배동
재건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대. (윤관식 기자)
서울 지하철 7호선 내방역 6번 출구로 나와 방배로를 따라 2~3분 걸으니 왼쪽으로 좁은 골목이 나온다. 방배로27길을 따라 조금 더 들어가면 꽤 넓은 부지에 흰색 펜스로 둘러친 공사 현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이 방배6구역(래미안원페를라)임을 알리는 ‘래미안 방배6 재건축 아파트 현장(6번 게이트)’이라는 간판도 보인다.

방배6구역 위치는 절묘하다. 남쪽에 위치한 동은 지하철 7호선 내방역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내방역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북동쪽에 위치한 동은 지하철 4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총신대입구역이 더 가깝다. 어떤 동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노선이 다르다. 좀 더 북쪽으로 가면 방배동 카페 골목이 나오고 신흥 부촌인 반포동과 인접했다. 방배동 내 여러 아파트 단지 중 물리적으로 가장 중심에 위치했다.

학군은 훌륭하다. 단지 반경 1㎞ 이내에 서래초, 방배초를 시작으로 방배중, 서문여중, 경문고, 서문여고 등이 있다.

방배6구역에 들어서는 ‘래미안원페를라’가 올해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어 부동산업계 관심이 쏠린다.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래미안원페를라는 지상 최고 22층, 1097가구 규모로 이 중 465가구(전용 59·84㎡)가 일반분양으로 나올 예정이다. 단지 규모에 비해 일반분양 물량이 많다는 점에서 실수요자로부터 주목받는다.

방배동은 최근 성황리에 청약을 마친 방배5구역(디에이치방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청약 레이스에 돌입했다. 총 3064가구로 구성된 디에이치방배는 지난 8월 1244가구를 일반분양했다. 분양 당시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90.28 대 1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올해 10월에는 일반분양 물량이 모두 계약이 완료됐다. 시공사 현대건설 측은 주변 아파트 시세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아 계약이 원활히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분양가는 3.3㎡당 평균 약 6500만원 수준으로 인근 시세 대비 저렴하게 책정됐다.

래미안원페를라 역시 디에이치방배와 비슷한 3.3㎡당 6500만~6700만원 수준에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면적 59㎡는 17억원, 84㎡는 22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5억원 이상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본격 일반분양 나선 방배동

5구역 이어 6구역과 삼익까지

현재 진행 중인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되면 방배동에는 래미안(삼성물산), 디에이치(현대건설)를 필두로 자이(GS건설), 아크로(DL건설), 르엘(롯데건설), 오티에르(포스코이앤씨) 등 국내를 대표하는 아파트 브랜드가 한곳에 모인다. 디에이치방배에 이어 래미안원페를라까지 분양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배동은 조금씩 전통 부촌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안에 방배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츠카운티’, 방배6구역에 들어서는 ‘래미안원페를라’ 등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지하 5층~지상 27층, 8개동, 707가구 규모(일반분양 144가구)로 조성되는 아크로리츠카운티는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DL이앤씨는 세계적인 건축 디자인 업체 ‘저디(JERDE)’에 설계를 맡겨 최고급 주거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저디는 일본 대표 복합시설 ‘롯폰기힐스’를 비롯해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등을 설계했다.

아크로리츠카운티는 여러모로 현재 방배동 랜드마크 단지로 불리는 방배그랑자이와 비교된다. 두 단지는 모두 지하철 2호선 방배역을 이용할 수 있다.

2021년 준공한 방배그랑자이는 남부순환로를 끼고 방배근린공원과 맞닿아 있으며 총 758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규모나 입지 등을 보면 아크로리츠카운티와 유사하다.

다만 아크로리츠카운티는 방배그랑자이보다 방배역과 더 가깝다. 또 아크로리츠카운티는 경사 등이 방배그랑자이보다 완만하다. 때문에 아크로리츠카운티가 완공되면 방배그랑자이보다 시세가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배그랑자이는 2022년 6월 전고점(전용 84㎡ 기준, 29억5000만원)에 근접한 가격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올해 7월 전용 84㎡는 각각 28억7000만원, 28억원에 거래됐다. 요즘 나온 매물은 같은 면적 기준으로 호가가 대부분 30억원 이상 형성됐다.

아크로리츠카운티와 바로 붙어 있는 방배아트자이 또한 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다. 2018년 준공한 방배아트자이는 총 353가구 규모로 단지 크기는 작지만 입지가 좋아 인기를 끌고 있다. 방배아트자이 전용 84㎡는 올해 9월 24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종전 신고가는 2021년 7월 기록한 24억원이다. 현재 나온 매물은 24억~25억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크로리츠카운티는 방배역과 남부순환로 사이에 위치한 다른 단지보다 입지나 규모 등 여러 측면에서 나은 편”이라며 “예상대로 분양 가격이 3.3㎡당 6500만원 선에 형성된다면 4억~5억원 이상 시세차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른 재건축도 활발한 방배동

착공 임박한 방배13·14구역

방배동에는 곳곳에서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입주 30년을 넘긴 신동아, 삼호(1·2차, 10·11동), 신삼호(삼호4차) 등 노후 단지를 중심으로 조금씩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방배신동아는 입지만 놓고 보면 아크로리츠카운티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2호선 방배역 초역세권 단지로 포스코이앤씨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가 처음 적용되는 단지다.

지상 35층, 7개동, 843가구로 조성되며 전용면적별 가구 수는 60㎡ 이하 150가구, 60㎡ 초과~85㎡ 이하 357가구, 85㎡ 초과~115㎡ 이하 170가구, 115㎡ 초과 166가구 등이다. 방배신동아는 이주와 철거를 마친 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일반분양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 사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방배신동아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 9월 전용 139㎡ 매물은 3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2020년 12월 24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4년 만에 10억원 이상 올랐다. 현재 나온 매물은 40억원 전후로 호가가 형성됐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방배신동아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되면 고급 설계가 적용된 일부 펜트하우스의 경우 3.3㎡당 가격이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본다.

방배신삼호와 삼호 역시 재건축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방배동 북쪽에 위치한 이들 단지들은 사평대로를 경계로 반포동과 인접했다. 방배삼호는 현재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신삼호는 2026년 이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방배동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은 5, 6구역을 시작으로 다른 구역 역시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5, 6구역 일반분양 이후에는 13구역과 14구역은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7구역과 15구역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방배13구역은 GS건설이 시공을 맡아 ‘방배포레스트자이’로 탈바꿈한다. 지상 22층, 30개동, 221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방배14구역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철거를 끝냈다. 시공사는 롯데건설로 ‘방배르엘’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두 단지 모두 2028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방배동이 실수요자로부터 관심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입지가 워낙 좋고 주변 개발 호재가 많기 때문이다. 총 사업비 4조원 규모 서리풀 복합개발이 대표적이다. 디벨로퍼엠디엠그룹이 옛 국군정보사령부 부지에 9만4070㎡ 규모로 문화·판매시설을 포함한 업무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시공사 입찰을 앞두고 있다. 사당역 인근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지금은 개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타당성 조사와 유관기관 협의를 거쳐 2026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방배동은 넓은 녹지 공간, 우수한 학군, 편리한 교통망 등을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지역”이라며 “5년 후 방배동에는 주요 건설사들의 고급 브랜드를 적용한 신축 아파트가 1만가구 이상 들어서며 새로운 부촌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4호 (2024.11.13~2024.11.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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